'어디까지 지켜볼까...'
29일 저녁 잠실구장. 두산과 롯데의 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한창인 가운데 다른 구단 관계자들도 곳곳에 자리해 양팀의 경기를 유심히 살펴 보았다.
물론 양팀 대결의 승자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될 SK 와이번스의 관계자들도 있었다.
눈길을 끈 것은 SK의 사령탑 김성근 감독도 경기가 시작된 직후 관람석을 찾아 이날 경기를 관전한 것.
두산과 롯데의 일진일퇴가 진행될수록 김성근 감독의 손길도 바빠졌다. 경기 상황을 메모지에 하나 둘씩 기록해가다가 가라앉는 분위기에서는 팔짱을 끼고 운동장을 주시하면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성근 감독이 분주하게 주요 상황을 기록하는 순간은 양팀의 공격 시 득점기회가 찾아왔을 때마다였다,
이후 두산과 롯데, 양팀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7회가 진행될 때까지 김성근 감독은 잠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관중석을 지켰다.
주변에는 SK의 전력분석팀 요원들이 캠코더와 기록지 등을 통해 상황을 일일이 체크하고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이러한 와중에도 김성근 감독은 주위 사람들과 어떤 얘기도 하지 않은 채 운동장만을 주시했다.
화장실 한 번 다녀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김성근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은 7회말 롯데 선발투수 조정훈이 무사 1루 상황에서 두산의 손시헌을 2루수 병살타로 돌려 세우고 다음 타자 이원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였다.
이 때까지 롯데는 두산에 2-1, 한 점 차 리드를 지키는 상황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SK 김성근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운동장을 바라보지도 않고 곧바로 퇴장했다. 승부가 이미 끝났다고 판단한 듯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동하면서 취재진에게 "오늘 경기 분위기가 어떠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왔을 뿐이다"고만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경기는 롯데가 8회초 조성환, 이대호의 연속 적시타로 4-1로 달아난 다음 8회말 두산이 1점, 9회초 롯데가 3점을 내면서 롯데의 7-2 승리로 막을 내렸다.
플레이오프를 준비 중인 SK 김성근 감독은 파트너가 될 팀에 대한 첫 탐색을 이렇게 끝마쳤다. 김 감독은 무엇을 보고, 어떤 팀에 대한 어떤 전략을 머릿속에 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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