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고질적인 '실책'으로 또 한 번 진땀을 흘렸다.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뒀기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생뚱맞은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점은 분명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롯데는 18일 사직구장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서 선발 조정훈의 7.2이닝 3실점(1자책점) 호투 속에 초반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4위 롯데는 경기가 없었던 5위 삼성을 1게임차로 따돌리며 4강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승리로 가는 길목에서 자칫 치명적인 일격을 당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롯데의 고질적인 불안요소로 지적되던 뜬금없는 '실책'이 그 원인이다.
4-1로 리드하던 8회초 황재균의 평범한 플라이 볼을 우익수 가르시아가 놓친 것이 막판 위기를 불러왔다. 선두타자 황재균은 행운으로 2루를 밟았고, 이에 흔들린 선발 조정훈은 이숭용 타석 때 폭투를 던져 황재균을 3루까지 보내고 말았다. 결국 히어로즈는 이숭용이 좌익수쪽 희생플라이를 때려내 4-2로 추격을 개시했고 뒤이어 강정호가 우월솔로포를 터뜨려 1점차까지 쫓아왔다.
다행히 대타 이택근이 삼진으로 돌아서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롯데로서는 실책 하나로 큰 위험을 맞이한 셈이었다.
9회초에도 또 실책이 터져나왔다. 선두타자 대타 송지만의 빗맞은 유격수 땅볼을 박기혁이 달려들며 포구한 뒤 송구과정에서 공을 놓치고 만 것. 이 실책을 빌미로 롯데는 2사 만루까지 몰렸다. 결과적으로 마무리 애킨스가 클락을 좌익수플라이로 솎아내 간신히 승리했지만, 롯데는 스스로 힘든 경기를 자초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해야 했다.
롯데는 시즌 내내 평범한 볼을 놓치거나 빠트리는 실책으로 힘든 경기를 펼친 경우가 많았다. 최근만 해도 지난달 25일 대구 삼성전(7-5 승), 경기 막판 유격수 박기혁과 당시 좌익수로 출장한 정수근이 평범한 타구를 놓쳐 위기를 불렀고, 지난 5일 문학 SK전에서는 1-1로 맞선 7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2루수 정보명이 투수 견제로 런다운에 걸린 주자를 잡기 위해 던진 1루수의 송구를 놓쳐 실점, 1-2로 패했다.
현재 롯데는 시즌 85개의 팀 실책을 기록하며 8개 구단 중 1위에 올라있다. 9월초 실책 1위를 기록하던 SK(79개, 19일 현재 81개)를 불행하게도 따라잡았다. 문제는 어려운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해할 수 있는 실책'이 아닌 평범한 상황에서 발생한 실책도 꽤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롯데는 페넌트레이스 잔여경기 수가 4경기에 불과하다. 5위 삼성과는 1게임차. 남은 경기서 반타작 승리만 해도 삼성은 5승 1패를 거둬야 하기에 사실상 4강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상대는 9월 내내 가을 야구에 대비하며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는 두산이다. 실책도 65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다.
롯데로서는 수비를 시급히 안정시키지 않는다면, 가을야구서 참가 이상의 소득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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