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실책으로 롯데가 또 한 번 분루를 삼켰다. 상대 실책으로 동점을 만든 것까지는 좋았지만, 공교롭게도 곧바로 실책을 범해 애써 얻어낸 귀중한 점수의 의미를 허공에 날렸다.
지난 5일 문학 SK전에서 롯데는 1-2로 패했다. 문제는 그 상황이 롯데로서는 탐탁치 못했다는 것. 이날 롯데는 3회말 SK 박재상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지만, 7회초 2사 후 우중간 안타를 뽑아낸 가르시아가 강민호의 우전안타 때 3루로 악송구한 우익수 박재홍의 실책을 틈타 홈을 밟았다.
SK 수비의 성급함이 빚은 실책으로 천금의 동점을 뽑아낸 것이다. 하지만 롯데는 돌아온 7회말 수비 1사 1, 3루서 바뀐 투수 하준호의 견제구에 1루 주자 정근우가 걸려들어 아웃될 상황에서 1루수의 송구를 2루수 정보명이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공이 뒤로 빠지면서 3루 주자 박재상은 여유있게 홈인했고, 이것이 결승점이 돼 롯데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상대 실책을 승리 분위기로 이끌어가지 못하고, 자신들도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자멸한 셈이었다.
사실 이날 롯데는 수 차례 불안한 수비를 선보였다. 2회말 최정의 중전안타를 달려오던 중견수 김주찬이 원바운드 포구에 실패해 2루타로 만들어줬고, 6회말에도 3루수 이대호가 안경현의 3루 땅볼을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문제는 롯데의 수비 불안이 이날 경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즌 내내 롯데는 고질적인 수비 불안으로 위험을 자초한 경우가 잦았다. 쉬운 땅볼 타구나 플라이 타구를 어이없게 놓친 경우가 종종 발생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날 패배로 3연패 늪에 빠진 롯데는 현재 5위 삼성과 승차 없이 승률 1리 차이로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6위 히어로즈와도 반게임 차에 불과하다. 1승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실책으로 경기를 내주는 힘빠지는 결과는 치명적인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박빙의 순위 싸움이 이어지면서 각 팀들의 집중력은 극에 달해 있어 실책은 두말 없이 줄여야 할 필수 사항이다.
롯데는 올 시즌 동안 79개의 실책을 범했다. SK(8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책수다. 덧붙이자면 치열한 4강 라이벌 삼성(62개, 7위)과 히어로즈(60, 8위)는 실책수가 가장 적어 나름 내부적인 불안요소는 최소화한 상태다.
실책은 롯데가 4강에 가기 위해 반드시 줄여야 하는 시한폭탄이다. 또 이를 넘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안정된 수비력이 없으면 '참가'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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