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두산 감독이 채찍을 빼들었다. 시즌 내내 칭찬 일색이었던 이용찬을 두고 제대로 쓴소리를 했다. 김 감독이 원하는 바는 자기 관리와 자생력(?).
지난 21일 김경문 감독은 이용찬을 두고 "휴식을 취한 일주일간 팀에게 얼마나 해를 끼쳤는 줄 알아야 한다"고 다소 수위높은 질타를 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이 이렇게 쓴소리를 내뱉은 이유는 이용찬이 좀처럼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용찬은 프로 경력이 많지 않음에도 올 시즌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받았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현재 41경기 22세이브 2패 5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며 애킨스(롯데)와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춤하면서 김 감독의 걱정을 샀다. 특히 무릎 통증을 호소해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동안 휴식을 취하는 등 후반기 들어 중요한 시기에 주춤대고 있다. 문제는 이후 등판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일주일 휴식 후 등판한 15일, 16일 히어로즈전서 이용찬은 이틀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에 19일 LG전서는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지만 김 감독은 자신감과 컨디션 회복을 위해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 때도 이용찬은 1이닝 2피안타 1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김 감독도 참지 못하고 이용찬에 대한 아쉬움들을 털어논 것이다. 김 감독은 "시즌 초중반까지는 처음 맡은 마무리 보직이니만큼 코치들도 많은 조언을 해주고 도와줬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는 스스로 (마인드)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두들겨 맞든 세이브를 올리든 승부를 해야 한다"며 "또 자고 일어나 어깨도 아니고 무릎이 아프다는 건 뭐냐"고 성장하지 못한 이용찬에게 채찍을 가했다.
김 감독이 이용찬에게 원하는 것은 자기 관리와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력이다.
프로선수는 시즌 동안 몸관리를 잘해 팀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제 아무리 명투수라도 완벽할 수는 없기에 패전(혹은 블론세이브)은 있을 수밖에 없고, 이 때 스스로를 다잡는 마인드 컨트롤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 즉, 얻어맞고 지더라도 곧바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자생력이 자기 관리와 함께 김 감독이 가장 중요시하는 주문사항이다.
실제로 두산 전력분석팀도 이용찬의 문제가 정신력에 있음을 지적했다. 시즌 초보다 볼끝이 약간 죽긴 했지만 전체적인 구위 등을 살펴볼 때 피칭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스스로를 딛고 일어나야 하는 이용찬 본인의 문제라고 파악하고 있다.
21일 삼성전에서 김 감독은 또 다시 1-4로 뒤지던 9회초,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또 한 번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기 위한 기살리기 등판이었다. 그리고 정신을 번쩍 차린 듯 이 때 이용찬은 1이닝을 삼자범퇴(2삼진)로 막고 부활을 선언했다.
과연 이용찬은 얼마 남지 않은 후반기 레이스에서 끝까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세이브 공동 1위의 리그 최고 수준 클로저가 찾아온 위기를 스스로 돌파해낼 지 여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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