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이 벌써부터 내년 시즌 마운드 운영을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다.
19일 잠실 LG전에 앞서 만난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는 대로 바로 투수진 정비를 하겠다. 올 시즌 마무리로 기용한 이용찬을 선발진에 합류시키고, 임태훈을 마무리로 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감독의 이같은 구상은 올 시즌 두산 마운드, 특히 선발진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선우와 홍상삼 정도를 제외하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투수가 없으며 숱한 투수들이 선발 기용됐으나 크게 두각을 보인 투수를 꼽기가 힘들 정도.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재우-임태훈 등 셋업맨들과 마무리 이용찬 등 불펜투수들의 피로도가 쌓인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용병 투수 니코스키, 세데뇨 등도 만족스러운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 마운드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8일 LG전. 두산은 경기 후반 3-2 역전에 성공하며 좋은 흐름을 가져갔으나, 믿었던 임태훈이 8회 3실점하는 바람에 승리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 감독은 임태훈의 이런 부진이 연투에서 오는 피로감 때문이라고 보고 있었다. 김 감독은 "선발 투수가 좀 맞더라도 어떻게든 5회까지는 버티도록 한다. 하지만 6-7회 아슬아슬한 상황이 온다고 보면 불펜은 4-5회부터 준비해야 한다"라며 중간투수들의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임태훈은 3일 연속 등판하는 것보다 8회 1사부터 던지는 편이 낫다(연투보다는 쉬었다 2이닝 던지는 게 낫다는 뜻). 마무리 투수보다 더 고생했다. 내년에는 클로저로 써 휴식도 좀 줘야하지 않겠나"라며 임태훈의 마무리 기용 계획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김경문 감독은 올해 마무리투수의 중책을 맡아 세이브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이용찬을 내년에는 선발로 활용해 선발진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선발의 경우 휴식일도 있고, 일정한 패턴만 유지하면 되니 몸 만들기가 수월할 것이다. 그러니까 박찬호도 선발투수를 하고 싶은 거지. 133경기는 결코 짧은 게 아니다"라며 경헙이 많지 않은데도 마무리로 고생한 이용찬에 대해서도 선발로 돌리는 배려를 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