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의 기세가 무섭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화력으로 마산에서 롯데를 상대로 내리 3연승을 챙기며 서울로 개선했다. 이제 두산은 7일부터 3일 동안 잠실에서 '서울 라이벌' LG와 또 다시 화끈한 일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마산 3연전 승리는 두산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했다. 성적상으로 역시 연승을 거둔 1위 KIA와의 승차를 반게임 차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3경기 모두 선발투수가 승리를 챙겼다는 점이다.
전반기 두산의 강점은 일명 'KILL' 라인으로 부르는 막강한 중간계투진이었다. 고창성, 이재우, 임태훈,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진을 토대로 두산은 선발진이 부진하더라도 화력의 힘으로 이를 극복한 뒤 'KILL' 라인에게 뒷일을 맡겼다. 그리고 이들은 김경문 감독과 두산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두산이 당시 SK와 선두다툼에서 밀려나지 않게 하는 원동력으로서 활약했다.
되돌아보면 두산의 선발진은 우울하기 그지 없었다. 김선우, 홍상삼, 정재훈, 김상현 등으로 시작했던 4선발 체제는 정재훈과 김상현의 부상과 구위저하로 위기를 맞았고, 이에 이재우를 선발로 돌리고, 금민철, 김성배 등을 5선발로 활용하면서 고육지책으로 시즌을 버텨왔다. 물론 이후 영입한 세데뇨와 니코스키도 기대에 못미치면서 한때 두산 관계자는 "우리팀은 선발 투수가 없다. 그냥 제일 먼저 나와서 던지는 투수만 있다"고 우스갯소리로 신세한탄까지 했을 정도다.
실제로 전반기 거둔 47승 가운데 선발 투수가 거둔 승리는 26승에 불과했다. 고졸 2년차 홍상삼의 호투를 제외하면 5이닝을 넘기는 투수를 보기가 함들었고, 이를 커버하느라 'KILL' 라인은 죽어라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지난 마산 경기는 김 감독과 두산 팬들에게 오랜만에 3경기 연속 정석대로 이기는 깔끔한 승부를 보여줬다. 4일 첫경기서 홍상삼은 6이닝 무실점, 시즌 세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면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줬다. 5일 김선우도 6.1이닝 3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팀 승리의 토대를 닦았다. 6일 세데뇨 역시 5이닝 1실점으로 7월 8일 SK전 5이닝 무실점 이후 가장 멋드러진 투구를 팬들에게 선보였다.
선발투수가 제 몫을 다해준 가운데 화력마저 폭발하면서 두산은 3경기 모두 편하게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4일 고창성, 이재우, 정재훈, 오현택을 가동했고, 5일에는 금민철과 오현택만으로 후반 롯데의 추격을 봉쇄했다. 6일에는 이재우의 불펜 복귀로 재결성된 'KILL'라인을 모조리 투입하면서 손쉽게 3승을 챙기고 짐을 꾸렸다.
만약 선발진이 마산에서의 기분좋은 경험을 기억하며 후반기 호투를 이어간다면 두산으로서는 흠잡을 데 없는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마산에서의 3승은 김경문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욕심낼 수 있게 만드는 희망의 3연승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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