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앞에서 '반성한다'는 말 좀 그만 들을 수 없나요"
최근 배우 주지훈과 오광록 등 마약, 대마초 파문에 이어 개그맨 곽한구의 벤츠 차량 절도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연예계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대중들은 실망감과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연예계의 도덕성은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마약 밀반입부터 외제 승용차의 절도, 연예인들의 난투극은 단순히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연예인이 청소년과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연예인을 동경하는 청소년들에게 스타의 말과 행동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모방 범죄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개그맨 곽한구의 벤츠 절도의 충격파는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벤츠 차량을 우연히 보고 한 번 타고 싶은 마음에 그랬다"는 한 개그맨의 삐뚤어진 욕심이 낳은 파장은 엄청나다.
대부분의 팬들은 "잘못된 행동,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지만 그를 감싸는 일부 팬들도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주위의 배부른 사람들만 보고 그 속에서 얼마나 작아지는 자신을 느꼈을까'라는 연민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곽한구 씨 덕분에 힘든 일 잊고 실컷 웃는다. 자신의 삶을 바쳐 하는 개그'라며 이번 사건을 희화화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보다는 개그맨이라는 그의 직업을 빗대서, 웃음의 소재로 삼는 것. 하지만 이번 사건은 코미디가 아니다.
연예계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는 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동료 연예인들의 사기는 또 얼마나 꺾였겠는가.
그가 출연하던 '개그콘서트' 코너는 촬영이 취소됐다. 평소 "불황에 TV 앞에서만이라도 시청자들을 웃게 하고 싶다"던 동료 개그맨들의 바람이 동료의 실수 앞에서 그 빛을 잃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연예인의 범죄는 연예계 전체,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킨다.
배우 주지훈과 오광록 등 연예계의 마약 사건이 오십보 백보다.
주지훈은 드라마와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떠오르는 신한류스타로 각광받고 있었고 오광록은 일본 등지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방영된 '태왕사신기'의 감초 연기로 널리 얼굴을 알렸다.
일본의 국민그룹 스마프의 멤버 쿠사나기 츠요시(초난강)의 공공장소 알몸 노출 사건이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됐듯이, 이들의 마약 복용 사실 역시 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연예계 윤리의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매일 발생하는 연예계의 흉흉한 사건에 '연예계는 원래 그런 곳'이라는 왜곡된 시선도 점차 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고 있는 연예인들에게는 한숨만 나올 일이다.
물론 연예인도 인간이기에 실수도 할 수 있고 개인의 범죄보다 더 냉정하고 가혹한 대중들의 잣대가 억울하고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함께 갖고 가야 할 짐이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은 칭찬과 함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달라는 채찍질이다. 카메라 앞에서 초췌한 얼굴로 '반성한다'는 말이 아닌 '더 잘하겠다'는 말을 들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연예인 스스로의 도덕적 책임의식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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