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그러고 보면 운도 좋지."
두산 김경문 감독도 그의 묘한 승운에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바로 팀의 2년차 신예 투수 홍상삼 얘기다.
현재 홍상삼은 시즌 8경기 출전해 한 차례 패전도 없이 4승,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위기를 맞으면서 5회 이전에 강판당한 적도 3차례나 있었지만 모두 두산의 화력이 뒷심을 발휘해 홍상삼은 패전을 면했다.
기록상으로 따져보면 홍상삼의 '지지않는 운'은 놀라운 정도다. 그가 등판한 8경기서 두산은 모조리 승리를 거뒀다. 선발로 나선 홍상삼은 반타작 수확을 거뒀지만, 팀의 입장에서 보면 8전 전승인 셈이다. 홍상삼의 등판이 이래저래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김경문 감독조차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나의 예가 지난 9일 잠실 LG전. 홍상삼은 선발 5이닝 2안타 무실점 투구로 임무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인 수치일 뿐 팀타율 1위인 LG의 타선은 녹록지 않았고, 홍상삼은 여러 차례 마운드 위에서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그 때마다 최준석, 손시헌, 정수빈 등 수비진이 호수비를 펼쳐줬고, 고졸 2년차 투수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날은 우천으로 6회 경기가 중단돼 강우콜드게임 승까지 거뒀으니 두산으로서는 편하게(?) 승리를 챙긴 기분좋은 날을 보냈다.
팀 타선의 대량득점이나 뒷심 발휘, 또는 호수비를 불러오는 홍상삼을 두고 지난 10일 LG전 직전 김경문 감독도 "참 운이 좋은 선수다. 나도 그런 부분은 알 수 없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특히 이날 LG 선발은 '호투 속 패전투수'의 대명사가 된 봉중근이었기에 상대적으로 홍상삼의 기묘한 승운은 더욱 부각됐다. (하지만 봉중근은 이날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LG타선도 제 때 터져줘 34일만에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투수한테 그런 부분이 바로 운이다. (김)상현이가 등판할 때 우리 타자들이 못치는 것도 결국 투수의 승운이 아니겠느냐"며 "감독으로서도 그 이유는 알기 어렵다"고 그저 웃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김경문 감독은 홍상삼의 호성적 릴레이를 이렇게 정의했다.
"시즌을 하다보면 승운이 강한 투수들이 있다. 바로 '기(氣)빨'이 강한 선수들이지. 어떻게 보면 (홍)상삼이는 기빨이 센 선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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