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에서는 싸움수가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지난 주말 선두 SK와 문학구장에서 원정 3연전을 치르며 싹쓸이 승리를 거두고 단독 선두로 올라선 두산 김경문 감독의 이른바 '강병론'이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19일 무릎 부상이 생긴 포수 최승환을 2군으로 내려보내면서 이성열, 유재웅을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뺐다.
이 때 김경문 감독은 "2군에 내려간 이성열과 유재웅은 그 선수들 잘못이 아니다. 이종욱과 세데뇨를 끌어올리다 보니 고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내려보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두 선수의 조금은 강하지 못한 모습도 2군행의 한 요인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이성열과 유재웅은 여린 선수들이다. 이른바 '싸움수'가 없다. 이러한 선수들은 잠재력을 보고 계속 기용해야 제 실력이 나오는데 그런 기회를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정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기용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 상위권 싸움이 치열한 시기에 팀 성적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김경문 감독은 "이성열과 유재웅을 내려보내는 대신 어린 선수인 정수빈을 많이 기용하고 있다. 정수빈은 그나마 공을 맞히고 있다. 프로에서는 이겨내는 선수가 기용되는 법이다"며 "정수빈은 독종이다. 1군에서 이것 저것 고생도 시켜가며, 1년 동안 경험을 쌓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배려 속에 고졸 신인 정수빈은 SK와 3연전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였다. 정수빈은 지난 22일 연장 12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23일에는 SK 선발 전병두로부터 결승 홈런까지 쳐냈다.
그렇지만 김경문 감독은 '여린(?)' 선수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이성열과 유재웅을 2군에 내려보낸 것에 대해 많이 안쓰럽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재능과 실력이 있기에 언젠가 대기만성으로 클 것이다"며 안타까움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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