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최신


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조이뉴스TV

[홍희정의 아웃사이더] LG 고졸 신인투수 최동환, '소리없이 크는 나무'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2009 신인 고졸투수 가운데 가장 많이 게임에 나서고 있는 투수는 LG 사이드암 최동환(20)이다.

경동고 출신으로 2차 2번(전체 13번)으로 지명돼 프로 유니폼을 입은 그는 흔히 말하는 최근 잘 나가는 야구 명문고 출신이 아니다. 작년 팀 최고 성적은 황금사자기대회 8강이 전부였고, 최근 20년간 성적을 살펴봐도 1996, 97년 황금사자기와 대통령배 준우승 이후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팀에서 야구를 했다.

최동환은 8일까지 18경기에 등판, 14.2이닝을 던지며 1승(구원승) 1패 1세이브 3홀드에 2번의 블론세이브가 있었다. 평균자책점은 6.75. 거물급 신인으로 평가받았던 성영훈(두산1차 지명)이나 강윤구(히어로즈 1차지명) 등 또래의 고졸 신인투수와 비교하자면 일단 경기 출장 횟수가 월등히 많다.

비록 어디 내놓을 만큼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팀에서 개막전부터 투입시키면서 경험을 쌓아주고 있는, '키우고자 하는' 투수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또 현재까지 신인으로 합격점은 넘어서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4월 4일 2009 프로야구 개막전이었던 대구 삼성전에서 1.1이닝을 던지며 4타자를 완벽하게 막아내 합격점을 받은 최동환은 이후 1군 엔트리에 머물러 있으면서 중간계투로 활약해왔는데, 최근 프로 데뷔 이후 첫 고비를 맞았다.

5월 1일 히어로즈와 시즌 첫 대결에서 LG 타선은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9득점을 올렸고 선발 봉중근은 8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9회 마운드에 오른 최동환이 이전까지 보여줬던 날카로운 제구력과 신인답지 않던 대범함을 보이지 못했다. 총 25개의 볼 가운데 6개만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을 뿐 5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1안타에 볼넷 4개를 내주며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 날은 정말 모르겠어요. 컨디션이 나쁜 것도 아닌데 이상했어요. 점수 차도 있고 해서 맘 편히 던지려고 했는데 팀 승리가 날아갈까봐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결국 마무리 우규민이 등판해서야 위기를 잠재울 수 있었다. 승리를 챙긴 봉중근으로부터 '잘 하던 애가 왜 그랬냐, 다시 마음 비우고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라'는 따끔한 충고도 들었다.

"뭐가 문제인지 코치님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도 새겨듣고 혼자 운동하면서 많이 반성했어요. 제 뜻대로 되지 않아 너무 속상했죠. 이젠 맞더라도 자신 있게 던질 거에요."

일찌감치 만원사례를 이룬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 라이벌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마친 뒤 덕아웃에서 만난 최동환은 그 날 이후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며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LG는 12-0으로 대승을 거뒀고, 최동환은 9회 1이닝을 던져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저는 유명하거나 우승을 자주 하는 팀이 아닌 학교 출신이거든요.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 소중했었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여기고 던졌어요. 우리는 우승이 목표가 아니라 4강, 8강이 목표였어요. 부족한 걸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운동했죠. 그러다 보니까 제가 여기에 와 있는 거구요."

최동환은 작년 경동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총 7경기에 출전, 6승 1패 평균자책점 1.58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해 프로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경동고에서 유일하게 프로에 입단한 선수가 아니냐고 묻자 침울했던 표정이 갑자기 밝아졌다.

"제가 야구를 정말 좋아했어요. 한 번도 운동을 그만두겠다는 생각 가져본 적이 없어요.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어린 후배들에게 유명학교 출신이 아니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잘 하는 학교보다는 그저 그런 성적을 내는 학교가 대부분이잖아요. 그런 선수들에게 제가 용기가 되고 본보기가 되고 싶어요."

유급으로 1년 더 학교를 다닌 탓일까? 아니면 기자가 내로라하는 명문 출신의 루키들만 만난 탓이었을까? 최동환은 기존의 신인들보다 한 차원 더 깊은 사고와 속내를 보여주었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홍희정의 아웃사이더] LG 고졸 신인투수 최동환, '소리없이 크는 나무'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