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LG의 고졸 신인 최동환(20)이 자신의 어깨에 달린 책임감을 털어놨다. 그리고 프로 입단 1년 선배이지만 동년배 친구인 정찬헌에게 감사 인사까지 전했다 .
최동환은 인헌초-선린중-경동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전체 13순위)에서 지명돼 계약금 1억2천만원, 연봉 2천만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4월 맹투를 펼쳤지만 5월 들어 부진해 한 차례 2군에 갔다온 최동환은 현재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해 다시 한 번 '신인'의 패기를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최동환은 5월(10경기 평균자책점 12.46) 부진에 허덕일 때,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프로 무대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달았고, 고등학교 시절 더 많은 구질을 몸에 익혀놓지 않은 것이 정말 후회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동한이 부진에 대해 이렇게 부담을 느끼는 것은 단순히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교 동기들 중에 유일하게 프로에 입단했기에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덧씌워지는 것이다.
최동환은 소위 야구 명문교 출신이 아니다. 때문에 대학 혹은 프로를 가기 위해서 고3 시절, 당시 손상대 감독의 권유로 1년을 유급했다. 당시 분위기로서는 지명을 받기가 어려웠던 탓에 손 감독은 최동환에게 내년 기회를 노려보자고 제의했고, 최동환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결과적으로 LG에 지명받았으니 이들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고교 졸업 동기들(한 살 어리지만) 중 유일하게 최동환만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는 점이다. 대학 진학도 무산돼 야구를 그만둔 동기들도 꽤 된다는 것이 최동환의 아쉬움,
최동환은 "사실 동기들 중에 프로에 입단한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좋은 대학에 진학한 애들도 많이 없고, 야구를 그만둔 애들도 있어요"라며 "입단할 때도 동기들에게 많이 미안했는데, 성적까지 좋지 않으면..."이라고 어른다운 속내를 살짝 전했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아무래도 모교에서는 '훌륭한 제자', '멋진 친구', '잘된 선배'로 인정받고 있기에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최동환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름 속앓이를 하고 있을 적에 동년배지만 1년 먼저 입단한 정찬헌이 조언과 격려를 많이 해줬다. 현재 LG 1군에서 가장 어린 나이인 둘은 같은 나이에 팀내 막내라는 유대감 때문에 매우 친해졌고, 요즘은 절친한 친구로 발전해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지난 시즌 줄줄이 패전투수가 되며 쓰디쓴 경험을 맛본 정찬헌이기에 부진한 최동환에게 해줄 말도 많았고, 최동환 역시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이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
최동환은 "(정)찬헌이가 정말 많은 얘기를 해줘요. 작년에 고생한 만큼 많은 것을 배웠고, 자신이 잘못 생각했던 점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조언해줘요"라며 "찬헌이 말로는 지난 시즌 못할 때는 잠도 못잤다고 하더라구요. 요즘에는 날씨가 더워지니 체력 유지 부분에서 이것저것 얘기를 해줍니다. 고마울 뿐이죠"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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