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한 카리스마'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만난다.
한 사람은 미드필더지만 K리그를 호령해 '공격수 아니었냐'는 질문을 수없이 들었다. 통산 401경기에서 99골 68도움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K리그의 전설이 됐기 때문. 그러나 유독 국가대표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다른 사람은 국가대표에서 맹활약하며 월드컵 4강을 맛봤고 K리그에서도 7시즌 동안 64경기를 뛰며 31골 16도움으로 한국 최고의 공격수라는 칭호를 들었다.
신태용(39, 성남 일화 감독)과 황선홍(41, 부산 아이파크 감독), 한국 축구의 공격을 대표하는 두 아이콘이 9일 오후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감독으로 첫 만남을 갖는다.
감독이 된 뒤 선수들을 장악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신태용 감독대행이 선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며 합숙 없는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면 황 감독은 위기마다 합숙으로 선수단을 뭉쳐놓고 있다.
두 감독은 현역시절 9차례 격돌했다.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펼쳤고 지금은 악연이 된 성남 일화와 포항 스틸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상대 골문을 향해 화력 시위를 펼쳤다.
현역에서는 황 감독의 우위였다. 포항이 6승2무1패로 앞섰고 '선수' 황선홍은 7골 3도움으로 성남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신 감독은 2골 2도움으로 황 감독보다는 적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양 감독은 K리그 9라운드를 통해 현역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겨루기를 펼친다. 신 감독에 우위를 보였던 황 감독은 성남의 팀 최단기간 300승 제물이 되지 않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칠 태세다. 성남이 부산에 승리하면 756경기 만에 통산 300승을 거두며 울산 현대가 772경기 만에 세운 300승 기록을 깬다.
양 팀에서는 핵심 선수 한 명이 경고누적으로 빠진다. 성남은 플레이메이커 김정우가, 부산은 어느 공격 포지션에서나 활용 가능한 박희도가 경고누적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
올 시즌 성남은 홈에서 5경기를 치러 3승2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홈 세 경기(컵대회 포함)에서는 평균 3골로 막강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부산을 상대로도 2005년 10월 16일 이후 8경기 연속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징계에서 풀린 모따가 5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폭발한 것이 반갑다.
부산도 지난 5일 '피스컵 코리아 2009' 4라운드에서 무패가도를 달리던 전북 현대에 4골을 퍼부으며 1패를 안겼다. 쌕쌕이 이승현이 골 맛을 보며 부활을 알렸고 모따 못지않은 실력이 있는 호물로도 서서히 발이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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