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을 눈앞에 두고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팀은 베스트11과 1군 선수들을 어느 정도 확정한 상태다. 그러나 K리그 2년차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는 개막전을 치를 때까지 누가 1군 엔트리에 낄 지조차 아직 알 수 없다.
지난달 27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강서체육공원 내 부산 클럽하우스에서는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훈련에 한창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날 열린 경남FC-대구FC의 '영남더비'전을 관전하러 가 자리를 비웠지만 선수들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세트피스와 미니게임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아침 부산이 성남 일화와 경남FC에서 각각 박진섭과 김효일의 영입을 발표한 뒤라 그런지 유난히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졌다. 이를 두고 한 선수는 "그렇지 않아도 내부에서 주전 경쟁이 심한데 노련한 두 선수의 합류로 더 복잡하게 됐다. 모두가 긴장을 풀려고 애써 더 웃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짧은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로 다득점을!
부산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심재원, 이정효, 전우근, 최철우 등 노장급 선수들과의 재계약을 포기하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자연스럽게 젊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공격수 출신의 황선홍 감독은 올 시즌 4-3-3, 4-4-2 등 상대와 상황에 맞는 포메이션으로 확실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 다득점을 통해 승리를 얻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선수들을 철저히 점검했다.
2월 초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 임경현, 김익현, 정지수, 한상운 등이 득점포를 가동해 올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부산의 오미희 홍보매니저는 "감독님이 긴 패스보다는 짧은 패스로 수비에서부터 공격까지 전개해나가는 방법을 선수들에게 지도했다. 중간에 끊기더라도 공격하는 방법을 만들어보자는 의도인데 안탈리아 전지훈련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라며 올 시즌 황 감독의 지도력이 빛날 것임을 자신했다.
포지션별 주전 경쟁률은 평균 '3대1'
주전 경쟁은 골키퍼로부터 시작한다. 경험이 풍부한 정유석, 최현과 스무 살의 이범영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이범영이 U-20(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차출돼 안탈리아에서 맹활약했던 최현이 일단 수문장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범영이 돌아오는 4월부터는 매 경기가 전쟁이다. 포지션의 특성상 한 번 정해진 선수가 계속 주전으로 나설 수 있지만 지난해 후반 두 선배 선수를 밀어내고 주전자리를 차지했던 기억을 상기하면 안심할 수 없다.
미드필드에서는 포메이션 변화에 따라 선수들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한 축으로 서동원이 유일하게 주전 가능성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민영기, 이강진, 김효일, 안성민 등이 파트너가 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양 측면 미드필드에는 호물로와 이승현, 최광희, 박희도 등이 비교적 안정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격수의 경우 정성훈, 양동현 등이 경미한 부상으로 개막전에 나설지 불투명하지만 구아라와 더불어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수 싸움을 벌인다.
박진섭의 영입으로 어지러워진 수비진
부산 수비진의 경쟁은 다른 포지션이 국지전이라면 전면전에 가깝다. 당초 주승진-김창수가 좌우 풀백으로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오른쪽에 박진섭이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박진섭이 오른쪽으로 나서면 김창수가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주승진과 맞닥뜨린다. 지난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해 온 정홍연도 이들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수비진은 넘쳐난다. 제주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이정호에 기존의 김유진, 김태영, 홍성요가 기다리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능한 이강진과 '제2의 마토'로 평가되는 파비오도 출격 대기중이다.
부산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의 실력이 대부분 비슷해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황 감독도 박진섭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한 뒤 수비진을 배치할 예정이다. 누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결론지을 수 없는 게 현재의 부산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딱 맞을 것 같다"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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