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두산'은 올해도? '깜짝 스타' 계보 청신호

어찌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두산이 올 시즌 역시 새로운 인물들의 발굴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팀컬러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지난 23일 광주 KIA-두산전. 이날 두산은 2년차 '아기곰' 진야곱, 고창성-이용찬의 호투와 새내기 정수빈의 결승 3루타에 힘입어 KIA를 연장 10회에 3-0으로 꺾었다. 원정 3연전에서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거둔 싹쓸이 승리로 두산은 최근 들쑥날쑥했던 승패일지를 바로잡으며 팀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두산의 3연승 행보는 놀라울 정도다. KIA와의 1, 2차전에서는 상대 주전 마무리투수 한기주를 상대로 연달아 역전타를 뽑아내면서 승리를 거뒀고, 23일 경기 역시 KIA 투수들의 구위에 가로막혀 빈타에 허덕였지만, 막판 타선의 폭발로 짜릿한 연장접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실 김경문 감독은 이미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둔 뒤이기에 마지막 3차전은 실험무대로 활용했다. 좌완 기근으로 고심 중이던 김 감독은 최근 부진했던 김명제 대신 2년차 좌완 진야곱을 첫 평가 차원에서 선발로 첫 실전투입했다.

하지만 이날도 두산은 어김없이 '접전의 명수'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그리고 이번에는 팀 주축 선수들이 아닌 신예들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선발로 나선 진야곱은 4이닝 동안 3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면서 KIA 타선을 원천봉쇄했고, 바통을 이어받은 고창성 역시 3이닝 2피안타 호투를 펼치면서 팀 승리를 지원했다. 10회말 등판한 마무리 이용찬도 공 11개로 이닝을 마무리짓고 5세이브째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올 시즌 입단한 앳된 얼굴의 정수빈이 10회초 결승 3루타를 때려내면서 선배들의 호투에 보답했다.

따지고 보면 이날 승리의 주역들이 모두 올 시즌 새롭게 활약하고 있는 뉴페이스들이었다.

두산은 팬들에게 '미라클 두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거의 매년 되풀이되다시피 하는 오프 시즌 주요 선수들의 공백 탓에 늘 위기설(?)이 흘러나왔지만 '깜짝 스타'의 등장으로 상위권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는 차치하더라도 손시헌, 이재우, 정재훈,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김현수, 오재원 등 현재 전력의 핵심 선수들이 모두 두산 유니폼을 입고 비상한 케이스다. 손시헌, 이재우, 이종욱, 김현수 등은 신고선수 출신이고, 고영민, 민병헌, 오재원도 입단 시에는 그저그런 평가를 받던 선수였다.

올해 역시 이러한 분위기가 재연될 조짐이다. 홍성흔의 롯데 이적과 이혜천의 일본 진출, 부상으로 인한 랜들의 방출, 그리고 5년만의 타자용병 맷 왓슨까지 퇴출 위기에 놓여있지만 두산은 최준석(6홈런 타율 3할9푼3리)이 폭발했고, 올 시즌 주전 마무리로 새출발한 이용찬(5세이브 1패 평균자책점 4.05)이 배짱투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진야곱(6경기(1경기 선발) 평균자책점 0.00)도 선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고창성(10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0.63) 역시 중간계투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졸루키 정수빈(타율 3할7푼5리)마저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한 상황이다.

새로운 얼굴들로 또 다시 전력 공백을 메워가는 두산. 올 시즌 역시 '반달곰'의 포효는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