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광주구장을 찾은 KIA 팬들은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역전 승리의 기쁨을 누릴 줄 알았건만, 마지막 1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재역전패배를 당한 탓이다.
KIA는 21일 광주 두산전에서 9회초 '소방수' 한기주가 손시헌에게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며 불을 지른 데 이어 마운드를 물려받은 곽정철도 고영민 임재철 등에게 적시타를 내주면서 5-9로 주저앉았다.
3회초 김원섭의 동점(3-3) 투런포, 7회초 나지완의 역전(5-4) 투런포... 고비 때마다 예상치 못한 인물이 홈런포를 쏘아올리면서 짜릿한 승리를 잡는 듯 했지만, KIA는 마지막 9부 능선을 버티지 못하고 재역전 패배라는 속쓰린 경험을 했다.
이런 가운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는 서재응의 출격 차례가 돌아왔다. 22일 두산전 KIA 선발은 서재응이다. 지난해 부진으로 올 시즌 들면서 '빅리거' 출신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제4선발에 배치됐지만, 두 차례의 등판 기회서는 완벽하게 자기 몫을 해낸 그다.
지난 8일 SK전. 개막 이후 당한 3연패와 이용규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던 KIA는 서재응의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올 시즌 첫 승을 거뒀고, 가라앉던 선수단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 비록 15일 롯데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타선 불발로 승수를 챙기지 못했지만, KIA로서는 '믿을맨'으로 변모한 서재응이 반갑기만 하다.
지난 시즌 국내 복귀 후 5승5패 평균자책점 4.08에 그쳤던 서재응은 '부활'을 위해 한겨울 담금질에 모든 것을 바쳤다. 하체 중심의 투구폼으로 교정하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더욱 정교하게 갈고 닦았다. 자신감 있는 피칭도 그의 무실점 투구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이유다.
현재 KIA는 지난 밤 두산에게 당한 '악몽'으로 6승 8패 1무를 기록, LG(6승 8패 1무), 롯데(6승 9패)와 나란히 공동 6위로 주저앉은 상태다. 아직까지 시즌 초반인 덕(?)에 단독 1위 SK(9승 4패 2무)와 3승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마음 놓고 있다가는 지난 밤의 '악몽'이 지난 시즌의 '악몽'으로 재연될 수도 있다.
KIA는 서재응의 첫 승으로 올 시즌 마수걸이 승을 거두고 선수단의 분위기를 재정비한 바 있다. 그리고 2주만에 서재응은 다시 한 번 분위기 전환의 맹투를 펼쳐 떨어진 팀 사기를 끌어올릴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과연 서재응은 실망한 KIA팬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선발 맞상대는 올 시즌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고 안정감을 되찾은 정재훈.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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