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한 팀 최다 출장 기록을 깨는 최은성(대전, 38)에 대해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한 팀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뜻이었다.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도 "최은성은 보기 드문 선수다. 앞으로 대전을 이끌어가야 한다"라며 그의 노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두 감독의 말대로 최은성은 18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의 2009 K리그 6라운드에도 어김없이 선발로 나서 대전의 골문을 지켰다. 최은성은 신태용 감독이 가지고 있던 역대 한팀 최다 출장 기록을 402경기로 늘려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골키퍼로는 사상 최초다.
최은성을 최후방에 놓은 대전은 새내기 이경환과 치치를 최전방에 내세우고 박성호와 고창현을 좌우 측면에 배치했다. 성남의 측면 뒷공간을 파고들기 위한 심산이었다. 성남은 지난 1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5라운드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공격 본능을 과시한 조동건과 라돈치치로 대전의 골문을 겨냥했다.
양 팀은 전반 중반으로 넘어갈 때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쳤다. 대전이 그나마 골을 넣어보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을 뿐이었다. 대전은 지난 2004년 4월10일 2-1 성남을 이겨본 뒤로 지금껏 15경기 동안 5무10패로 '성남 징크스'를 가지고 있었다.
전반 41분 대전의 치치가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시도한 슈팅이 정성룡 골키퍼의 손에 맞고 왼쪽 포스트를 맞은 뒤 데굴데굴 오른쪽으로 굴렀다. 안으로 들어갈 것 같았던 볼은 오른쪽으로 흐르며 성남 수비수 앞으로 갔다.
그대로 후반으로 넘어갈 것 같았던 경기는 45분 대전 이경환이 왼쪽 페널티지역 밖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크로스)를 받은 김성준이 헤딩 슈팅, 골문을 흔들었다. 멀리서 지켜보던 골키퍼 최은성은 후배의 K리그 데뷔골이자 자신의 대기록을 돋보이게 하는 축포였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누구보다 좋아했다.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대전은 후반 3분 고창현의 오른발의 슈팅으로 또 다시 포문을 열었다.
성남은 후반 11분 라돈치치 대신 스피드가 좋은 문대성을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다.
아슬아슬하던 경기는 후반 30분 대전의 고창현이 부상으로 나가면서 성남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33분 김정우가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로 길게 패스한 것을 대전의 수비라인이 멍하게 보는 사이 김진용이 골지역 정면에서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작렬했다.
꼭 이기고 싶었기 때문인지 대전의 수비진은 과도한 긴장으로 성남 선수들을 자주 놓쳤고 후반 37분 역전골을 내줬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진용이 낮게 패스한 것을 이호가 오른발로 골문을 갈랐다.
이후 대전이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지만 더 이상의 골은 없었고 성남이 2-1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2승째를 올리는 것으로 종료됐다. 대전의 성남 징크스는 16경기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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