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의 저력이 또 한 번 드러났다. 시종일관 끌려다녔지만 8회 역전에 성공하면서 짜릿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서 8회초 타선의 집중력 속에 터진 왓슨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5승 2패 1무)은 전날에 이어 2연승을 기록, 지난 10일 페타지니에게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하면서 대역전패를 당했던 수모를 어느 정도 씻어냈다.
지난 이틀간의 화력쇼에 이어 이날 역시 홈런이 3개나 쏟아졌다. 'X-존'(축소펜스) 홈런이 아닌 모두 원래 펜스를 그대로 넘기는 시원스런 홈런포였다.
선취점은 LG의 몫이었다. LG는 1회말 정석적인 플레이로 먼저 시동을 걸었다. 톱타자 이대형이 볼넷과 도루로 2루를 밟았고, 박경수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안치용이 깔끔한 좌전 안타로 이대형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2회말에도 LG는 선두타자로 나선 정성훈이 김명제의 141km짜리 직구를 때려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비거리 115m)로 1점을 보탰다. 4회에는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페타지니가 우월솔로포(비거리 120m)를 터트렸다.
LG가 차곡차곡 1점씩을 보탤 동안 두산 역시 그저 주저앉지는 않았다. 두산은 3회초 1사 1, 3루서 김현수의 좌익수쪽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한 후 6회초 4번 타자 김동주가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기는 대형 홈런포(비거리 125m)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3-2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던 가운데 8회 들어 양 팀의 명암이 엇갈렸다. 그리고 활짝 웃은 쪽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8회초 선두타자 임재철이 볼넷을 골라내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곧이어 김현수가 삼진으로 돌아선 뒤 김동주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내면서 1사 1, 3루의 좋은 기회를 맞았다. 이어 최준석과 왓슨이 연속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LG로서는 김동주의 타구 때 쫓아오던 이대형이 포구 지점을 잘못 파악해 안타로 만들어준 것이 실점의 빌미가 됐다.
돌아선 8회말 LG는 1사 2, 3루의 천금같은 기회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이 득점타를 때려내지 못해 무득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두산 선발 김명제는 7이닝 동안 4피안타(2홈런) 2볼넷을 허용하면서 3실점으로 LG 타선을 봉쇄해, 불안감을 표출하던 김경문 감독의 걱정을 덜어줬다. 특히 마운드를 내려온 뒤 곧이은 8회초에 두산이 역전에 성공해 행운의 1승을 챙길 수 있었다.

뒤를 이은 고창성(0.2이닝 2피안타 무실점)과 진야곱(0.1이닝 무피안타)도 호투했고, 9회말 등판한 이용찬(1이닝 1볼넷 무피안타)도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진영을 병살타로 잡아내는 등 승리를 잘 매조지어 3세이브째를 챙겼다.
LG 선발 심수창은 진땀을 흘리며 6.2이닝 동안 9개(1홈런)의 안타를 맞고도 2실점으로 버텨내는 역투를 펼쳤지만, 팀의 역전패로 승리가 날아가 아쉬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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