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 前 매니저 심경변화에 의혹 증폭

탤런트 故 장자연의 생전 심경이 담긴 친필 문서 일부를 공개했던 전 매니저 유모(30)씨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유씨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로 오히려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故 장자연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밝히기 위해 13일 오전 유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다섯시간여 동안 조사했다.

경찰은 하지만 유씨의 조사에서 고인의 죽음과 직접적으로 관련됐을 것으로 예상됐던 친필 문서를 입수하거나 내용을 듣는 데는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문서 내용에 대한 진술을 일체 거부했다. 문서 사본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유씨는 다섯시간 조사내내 문서에 대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하지만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의 문서에는 벌 받을 사람이 분명이 있다"고 밝혀, 이번 조사를 통해 故 장자연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부풀게 했다.

유씨는 조사 직전까지 문서 공개에 대해 적극 공개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정작 조사를 마친 뒤에는 "문서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문서는 어제(12일) 유족에게 모두 넘겨 줬다"고만 하고 입을 다물었다.

유씨의 이같은 입장 변화로 인해 오히려 의혹이 해소되기는 커녕 더욱 커지고 있다. 유씨가 지난 10일 문서 일부를 공개한 뒤 연예가에선 故 장자연의 자살과 관련한 온갖 억측이 나돌았다.

특히 유씨는 이날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문서 내용을 보면 벌 받을 사람이 분명히 있다"고까지 해 의혹이 증폭되도록 했다.

하지만 유씨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로 경찰도 수사를 진행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유족 마저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정하고 있는데다 사건의 핵심인 문서를 보관하고 있던 유씨가 "문서 원본은 유족에게 전달했고 나머지 사본은 모두 소각했다"고 진술하면서 사실상 수사를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故 장자연의 최종 수사 종결은 당초 일정대로 다음주 초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번 참고인 조사를 통해 범죄 사실이 인지되면 추가 또는 보강 수사를 벌일 예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문서 내용을 경찰에 전달하지 않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했던 탤런트 故 장자연은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자택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