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약한 팀이 있다. 이 팀을 강하게 만들려면? 정답은 쉽다. 수비를 보강하면 된다. 이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부산 아이파크는 수비가 약한 팀이다. 2008시즌 정규리그 26경기에서 39실점을 했다. 대구, 광주, 전남에 이은 뒤에서 4번째 많은 실점이다. 이기고 있던 경기를 어이없는 수비로 비기거나 진 경우가 많았다. 수비력 보강이 절실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2009시즌을 앞두고 수비보다는 공격력을 더욱 보강했다. 황선홍 감독의 '역발상'이다.
8일 인천 월드컵경기장에서 '2009 K리그' 인천과 부산의 경기가 있기 전 만난 황선홍 감독은 부족한 수비력을 보강하기 위해서 더욱더 강한 공격력이 필요하다는 '역발상'을 피력했다. 부산이 올해 영입한 선수는 모두 11명. 그 중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임경현을 비롯해 공격수가 6명이나 된다.
황선홍 감독은 "2년차 감독으로서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올 시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작년에 실점률이 높았지만 수비 보강보다 결정할 수 있을 때 결정할 수 있는 공격력을 택했다. 공격이 좋으면 수비도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격수를 많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안정된 공격에서 안정된 수비가 나온다는 말이다. 화끈한 공격으로 골을 많이 넣을수록 수비는 더욱 자신감이 붙고 여유가 생기기 마련이다. 황선홍 감독은 이런 과감한 '역발상'과 공격수 영입으로 감독 2년차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2년차 황선홍 감독은 첫 경기서 패배하고 말았다. 인천에 0-1 패배. 후반 인천을 압도하며 수많은 공격을 퍼부었지만 결국 1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또 간혹 수비수들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마무리에서의 날카로움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의 '역발상'이 잘못된 판단이었을까.
황선홍 감독의 '역발상'의 결과물을 제대로 보려면 4월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부산의 공격력은 4월이 돼야만 완전하게 여물 수 있다. 4월에 구아라와 양동현이 복귀하기 때문이다. 이날 부산의 투톱은 베스트멤버가 아니었다. 구아라와 양동현의 컨디션 난조로 신인 임경현이 정성훈과 호흡을 맞춰 선발로 뛰었다.
황선홍 감독은 "구아라와 양동현이 아직 회복이 안됐다. 수술을 받은 구아라는 통증은 이제 없지만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양동현은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3~4게임 후 4월이 돼서야 경기에 투입될 것이다. 그 전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스트라이커를 베스트로 내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정성훈과 구아라, 그리고 양동현은 부산 투톱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만 한다. 베스트 스트라이커 중 2명이 빠진 상태다. 부산 공격력의 반이 빠졌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날 투입된 '루키' 임경현은 아직 상대를 위협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구아라와 양동현이 돌아와야 진정한 부산의 공격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화끈한 공격력과 함께 안정된 수비도 볼 수 있다.
황선홍 감독과 부산팬들은 4월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황선홍 감독의 '역발상'이 탁월한 판단이었는지도 4월이 돼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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