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국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선발 투수간 치열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양팀 선발 모두 무려 6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역투 맞대결이었다.
31일 잠실구장서 열린 SK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선발 김선우와 SK 선발 김광현은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긴장감 속에 접전을 이어갔다.
김선우는 6.2이닝 2피안타 5사사구 4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두산의 마지막 저력을 보여줬고, 김광현도 6.1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올해 한국시리즈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벼랑 끝 위기에 몰린 팀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 기대를 등에 업고 등판한 두산 김선우는 이를 악물고 혼신을 다한 투구를 펼쳤고, 1차전 패전 투수의 멍에를 떠안아 자존심을 한껏 구긴 김광현은 SK의 'V2'를 향해 맹투를 펼친 것이다.
양 선수 모두 150km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히 배합해 상대를 제압하면서 피말리는 선발 대결을 펼쳐갔다.
김선우는 초반부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6회까지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 4개의 삼진까지 잡아내며 막강 SK의 화력을 원천봉쇄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김선우는 7회초 불안해진 제구력으로 볼넷과 2연속 몸에 맞는 볼로 허용한 2사 만루의 위기서 박경완을 3루 땅볼로 잘 유도하고도 김동주의 수비 실책으로 뼈아픈 선취점을 내주며 마운드를 이재우에게 넘겨야만 했다.
김광현의 경우, 경기 초반 불안한 제구력으로 김성근 감독을 불안케 했다. 김광현은 1회와 2회 선두타자를 모두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스코어링 포지션까지 가는 위기에 몰렸지만 1회에는 홍성흔을, 2회에는 이종욱을 각각 3루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아슬아슬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김광현도 7회말을 버티지 못했다. 7회말 선두타자 유재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김광현이지만 이어 최승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자 김성근 감독은 제 몫을 다한 '20살 투수왕'을 덕아웃으로 불러들였다.
김광현과 김선우! 양 선수 모두 한국시리즈에 걸맞는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면서 잠실구장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어 승패와 관계없이 양팀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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