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프로야구가 이변없이 SK 와이번스의 우승으로 판가름난 가운데 또 하나의 관심거리가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의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이 본격적인 스토브리그를 앞두고 급부상한 것.
일단 대세는 거의 확정적이다. MVP는 SK 김광현(20), 그리고 신인왕에는 삼성의 최형우(25)가 수상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각 부문 다른 경쟁자들을 아무리 살펴봐도 이들을 능가한 활약을 펼친 선수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올 시즌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은 오는 6일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가려진다. 출입기자단 투표를 통해 과반수 이상을 득표하는 선수가 영광의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투-타 각 부문 개인 타이틀 수상자에 대한 시상도 함께 열린다.
생각대로 김광현, 나 아니면 누구?MVP 후보로 거론된 선수들 가운데 단연 독보적인 존재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2년 연속 제패한 SK의 에이스 김광현이다. 지난 해 프로로 뛰어든 신인 선수 중 무려 5억원이라는 거금에 도장을 찍고 SK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은 입단 첫 해 겨우 3승(7패)에 그쳤다. 팬들은 기대에 못미친 김광현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는 한국시리즈서 맹투를 펼치며 장밋빛 2008 시즌을 예고했다.
그리고 김광현은 올해 그야말로 SK의 대들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시즌 1선발로 SK의 투수진을 진두지휘한 김광현은 다승(16승), 탈삼진(150개) 부문에서 수위를 차지했고, 평균자책점에서도 KIA 윤석민(2.33)에 이어 2위(2.39)를 기록했다.
게다가 올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김광현의 호투는 빛났다. 비록 1차전서 패전 투수의 멍에를 떠안았지만 마지막 5차전에서는 6.1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챙기며 최고의 순간에 또 한번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김광현을 견제할 인물로는 정규 시즌 타율, 최다안타, 출루율 부문 3관왕에 오른 두산의 김현수가 거론된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서 21타수 1안타로 극심한 부진을 겪은 탓에 MVP를 향한 마지막 추진력을 잃었다. MVP는 시즌 성적만 고려하고 포스트시즌 기록은 배제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게다가 타자의 MVP 조건에 홈런수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어 9홈런에 그친 김현수로서는 김광현을 제치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이들 외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후보로 뽑은 나머지 3명도 김광현에 비하면 '포스'가 떨어진다. 카림 가르시아(롯데), 김태균(한화), 윤석민(KIA)도 정규시즌 좋은 활약을 했지만 팀 성적이 처져 기자단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고신인 최형우, 야구판의 인간극장평생에 한 번밖에 수상할 기회가 없는 신인왕의 영광은 삼성의 최형우(25)로 거의 굳어진 분위기다. 삼성에서 방출된 후 은퇴의 기로에서 경찰청을 거쳐 다시 삼성에 입단한 인간승리의 7년차 중고신인 최형우(2할7푼6리, 71타점)는 올 시즌 19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홈런 랭킹 공동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정규시즌 심정수의 부상 공백과 용병타자 크루즈의 방출, 그리고 양준혁의 부진으로 거포가 사라진 삼성 타선에서 최형우의 활약은 팀의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위업의 밑거름이 됐고, 선동열 감독조차 최형우의 존재에 고마움을 수 차례 표현한 바 있다.
이러한 최형우에 비해 다른 4명의 신인왕 후보는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 롯데 손광민과 KIA 김선빈은 규정 타석도 채우지 못하며 어정쩡한 성적에 그쳤고, 유일한 투수 후보 한화 유원상도 5승(4패)밖에 올리지 못했다. 히어로즈 강정호도 타율 2할7푼1리, 8홈런 47타점으로 최형우와는 성적 면에서 비교가 된다.
'역대 최고령 신인왕'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 지, 최형우에 대한 관심도 김광현 못지않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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