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19, 단국대)이 드디어 해냈다. 박태환이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전 세계에 알렸다. 수영 변방의 대한민국을 수영정상에 올려놓았다. 대한민국 수영 역사상 첫 메달, 그것도 금빛 메달을 조국에 바쳤다. 올림픽 수영 메달 도전 44년의 한을 풀었다.

박태환은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립 수상경기센터(워터큐브)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1초86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냈다. 8월 10일은 '대한민국 수영일'이 됐다. 10일 대한민국은 금빛으로 물들었다.
박태환은 도하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국제수영연맹 경영월드컵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적인 실력을 뽐냈다. 드디어 올림픽마저 제패하고 진정 세계 넘버원이 됐다.
지난 9일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3분43초35의 기록으로 조 2위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날 결선에서 200m 턴을 한 후 독주체제로, 압도적인 스피드로 1위로 들어왔다.
박태환의 금빛질주는 그동안 멀리서 바라봐야만 했던 대한민국의 수영역사을 새로 쓴 것이다. 조오련이 지난 1970년과 1974년 아시안 게임에서 연달아 2관왕에 올랐지만,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조차도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는 자유형 400m와 1500m에 예선 탈락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체감했다.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최윤희는 지난 1984년 LA 올림픽에서 배영 100m와 200m에 출전했지만 100m는 32명 가운데 24위, 200m는 28명 중 21위에 그쳤다. 한국 수영의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유선이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한 것이었다. 박태환이 선배들이 흘렸던 눈물을 금빛으로 보답했다.
박태환은 올림픽에 대한 아픈 기억도 모두 떨쳐버렸다. 15세의 나이로 지난 2004 아테네올림픽 자유형 400m 예선에 나선 박태환은 부정출발로 쓸쓸히 물러나야만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아픈 기억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 박태환의 올림픽에 대한 기억은 '금빛추억'으로만 남을 것이다.
박태환은 경기 후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 너무나 기쁘다. 이제야 말할 수 있지만, 부담감이 너무 컸고, 어깨가 무거워 어제 잠을 설쳤다. 하지만 좋은 성적을 냈다. 국민들의 성원과 응원에 너무나 감사하다. 남은 시합도 열심히 해 좋은 성적 거두겠다"며 금빛소감을 밝혔다.
박태환은 남은 200m와 1500m 역시 메달을 노리고 있다. 박태환의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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