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종료 전 52초였다.'
"대~한민국!"의 응원소리가 경기장에 울려퍼졌고, TV로 중계를 지켜보던 국민들이나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경기후반 역전과 재역전이 거듭되다 경기종료 52초 전쯤 박정희의 동점슛이 러시아 골문을 갈랐다.
16년만의 금메달 사냥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또 한차례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한국은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조별예선 B조 1차전에서 세계 최강 러시아와 극적인 29-29 무승부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지난 2005년과 2007년 2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전반을 13-16으로 마쳤을 때나, 후반 초중반 한 때 9점 차까지 뒤질 때나 러시아의 특급 수문장 마리아 시도로바(29,178cm) 골키퍼에게 무려 13개의 슛이 가로막힐 때나, 한국에게는 가망 없는 경기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우생순'의 감동을 생생히 기억하는 그녀들은 끝내 막판 뚝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김오나는 좌-우를 맴돌며 팀내 최다득점인 7골을 넣었고, 홍정호도 5골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박정희도 있었다.
베테랑 골키퍼 오영란도 결정적일 때 투지를 불태웠다. 후반 13분부터 22분까지 약 9분 여간 러시아를 무득점으로 꽁꽁 묶는 '신기의 문단속'을 했다. 29-29에서 10여초를 남기고 러시아 선수가 던진 마지막 슛을 막아낸 것도 오영란이었다.
비록 첫경기에서 1무를 기록한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이지만, 이 경기를 통해 '금메달' 보다 값진 '자신감'을 얻어냈다. 어쩌면 이 경기에서 보여준 감동은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짜릿한 드라마의 예고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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