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이탈리아에 승리를 거둔 네덜란드의 힘은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베슬리 슈나이더(24, 레알 마드리드)의 너른 시야에서 비롯된다.
네덜란드는 10일 새벽(한국 시간) 스위스 베른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C조 1차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지난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2-1 승리 이후 이탈리아전 2무6패의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슈나이더는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죽음의 조에서 네덜란드에 첫 승을 안긴 주역이 됐다.
왼쪽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앙, 오른쪽 가릴 것 없이 활동폭을 넓힌 슈나이더는 팀의 세트피스를 전담하며 골을 노리기도 했다. 미드필드의 전 영역을 소화할 줄 아는 능력과 킥의 질이 좋은 그만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슈나이더는 전반 26분 루드 판 니스텔로이의 골에 슈팅 같은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는 장면이었지만 페널티지역에서 볼을 빼낸 요리스 마테이센이 아크 정면으로 흘려 준 볼을 그대로 슈팅, 판 니스텔로이가 발을 뻗어 볼이 굴절되며 골문 오른쪽으로 흘러들어가 선제골을 만드는 출발점이 됐다.
이후 지오반니 반 브롱호스트와 호흡을 맞춰 왼쪽 공간을 수호하던 슈나이더는 그림 같은 골을 뽑아냈다. 후반 31분 이탈리아의 공격을 차단한 슈나이더가 왼쪽 측면 위로 뛰어들어가는 반 브롱호스트에 긴 패스를 했다.
패스를 받은 브롱호스트는 이탈리아의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에 위치한 디르크 카윗에 크로스를 했다. 이를 받은 카윗은 헤딩으로 골 지역에 떨어트렸고 뒤에서 뛰어들어온 슈나이더가 그대로 오른발 슈팅, 골대 상단 구석에 꽂아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슈나이더의 좋은 시야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도 해냈다. 이탈리아의 가투소와 부딪히면서도 공간을 내주지 않았고 빠른 수비 전환으로 팀 플레이에 충실했다.
슈나이더는 예선에서도 10경기에 출전해 두 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발전을 거급해 반 바스텐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이날 활약으로 슈나이더는 당초 대표팀 왼쪽 미드필드 주전으로 꼽히던 아르연 로벤에 대한 팬들의 미련을 확실히 지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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