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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운드 인사이드' 꽉 채웠다, 이현우의 짜릿한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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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현우,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크리스토퍼 役…문소리·서재희와 연기 호흡
더욱 깊어진 감성과 눈빛, 탁월한 대사 전달력…이현우, 호평 이끄는 열연
"내 안의 소리를 들어" 나를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왜 이제야 연극을 했을까 싶다가도, 이 모든 건 '사운드 인사이드'의 크리스토퍼를 만나기 위함이었구나 싶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만큼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현우다. 이렇게 깊은 눈빛과 다부진 목소리 속에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는 배우였나 새삼 감탄이 터진다. 마지막까지 짙은 여운을 남기며 극이 주는 메시지를 곱씹게 만드는, 배우 이현우의 재발견이다.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연출 박천휴)는 위암에 걸린 예일대 영문학부 문예 창작 교수 '벨라'와 '크리스토퍼'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유대를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작가의 첫 연출작이다. 문소리와 서재희가 벨라 역을, 이현우와 강승호, 이석준이 크리스토퍼 역을 맡았다.

배우 문소리, 이현우가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배우 문소리, 이현우가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내면의 고독함을 소중히 여기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은 예일대 교수 벨라와 똑똑하고 야심 차지만 어딘가 알 수 없는 학생 크리스토퍼는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내면 깊숙하게 자리 잡은 서로의 고독을 알아본다. 마음의 문을 열고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은 예술에 대한 고통 혹은 강박까지 함께 나누는 관계로 나아간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서 서로가 연상되는 소설을 쓰고 읽기를 반복한다. 둘 사이 흐르는 이해와 공감은 참 따듯해서 더 슬프게 다가온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선 이현우는 순수하고 솔직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크리스토퍼에 완벽히 녹아들어 관객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복슬복슬 귀여움이 느껴지는 헤어스타일, 순진무구한 표정과 눈빛으로 표현되는 소년미는 크리스토퍼 내면에 담긴 외로움, 고독함이라는 감정선과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약속도 없이 나타나 자신을 당황케 한 크리스토퍼에 조금씩 동화되기 시작하는 벨라처럼, 관객들도 호기심 어린 눈과 궁금증으로 그를 바라보게 되는 힘이 있다.

꽤 오랜 시간 TV와 영화에서 이현우의 연기를 봐왔지만, '이런 표정이 있구나' 새롭게 느끼게 되는 것이 새삼 놀랍다. 이런 목소리를 내는구나', '이런 다정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는구나' 호흡 하나하나를 느끼며 극에 몰입하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연극의 힘이자, 무대에서 오롯이 크리스토퍼가 되기 위해 노력한 이현우의 힘이다.

배우 이현우가 '사운드 인사이드'로 첫 연극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배우 이현우가 '사운드 인사이드'로 첫 연극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벨라만큼은 아니지만, 작품 특성상 크리스토퍼도 꽤 많은 대사를 해야 하는 캐릭터다. 이현우는 이 많은 양의 대사를 편안한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으로 탁월하게 소화했다. 분명한 강약 조절도 일품이다. 연극은 처음이지만, 20년 동안 촬영 현장에서 쌓아온 연기 내공이 대단하다는 걸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확연히 다른 두 벨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결도 재미 포인트다.

결말에 도달했을 땐, 내리는 눈을 맞고 있는 이현우의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쓸쓸하고 처연한 감정이 가슴속에 스민다. 그의 머리와 어깨에 내려앉은 눈을 툭툭 털어주고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치 내가 벨라가 된 것처럼, 크리스토퍼의 마지막을 떠올리며 차오르는 슬픔과 여운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곧 "내 안의 소리를 들어"라는 대사처럼, 나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내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를 선사한다.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10월 27일까지 공연. 러닝타임 100분.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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