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뮤지컬 배우 조정은이 '레미제라블' 민우혁, 최재림에 대해 극과 극 장발장이라고 설명했다.
29일 오후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 판틴 역으로 활약 중인 조정은을 만났다.
조정은은 '레미제라블' 초연(2012~13)과 재연(2015~16)에 이어 8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 시즌 조정은은 민우혁, 최재림이라는 전혀 다른 색깔의 장발장과 호흡을 맞춘다.
조정은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두 사람의 성향이 정말 확연히 다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민우혁은 유쾌하고 재밌다. 어느 누구에게나 경계심 없이 다가가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민우혁표 장발장은 따뜻하다"면서 "특히 민우혁은 소설 속 피지컬과 가장 흡사하다. 테크리허설 때 객석에서 보니 체격이 더 커보이고, 외국사람처럼 느껴지더라. 장발장과 잘 어울린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재림은 처음엔 까칠해 보이지만 숨겨진 따뜻함이 있다. 츤데레 매력"이라면서 "'레미제라블' 넘버가 사람을 흥분시키는 힘이 있는데 정말 냉정하게 쿨다운해서 소화한다. 장면마다 장발장이 어떤 걸 해내야 하는지 디테일하게 생각해보고 연기한다"고 전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빵 한조각을 훔친 대가로 19년 감옥살이 후 주교의 자비와 용서에 감동하여 새로운 삶을 살기를 결심한 장발장의 이야기다.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가진 '레미제라블'은 장발장 삶을 따라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내며 사랑, 용기, 희망에 대한 대서사시를 완성한다.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레미제라블'은 뮤지컬 넘버로도 이미 유명하다. 판틴의 'I Dreamed a Dream', 장발장의 'Who am I?' 'Bring Him Home', 에포닌의 'On my Own', 그리고 'One Day More'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등 주옥같은 넘버들이 180분동안 쏟아진다.
총 180분 중 무대에 오르는 시간은 15~20분에 불과한 판틴. 하지만 조정은은 빅넘버 'I Dreamed a Dream'를 소화하며 짧은 시간 내 판틴의 휘몰아치는 인생사를 펼쳐낸다. 짧은 출연인 만큼 만회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만큼 더 완벽을 기해 노래하고 연기한다.
조정은은 "'레미제라블' 넘버를 다 좋아하지만 딱 하나를 꼽으라면 마리우스의 'Empty Chairs at Empty Tables'"라면서 "언젠가 콘서트를 한다면 꼭 한번 불러보고 싶다. 또한 내가 남자라면 마리우스 역을 도전해보고 싶다"고도 전했다.
조정은은 주요배역인 판틴으로 출연하지만 공연 내내 쉬지 않는다. 앙상블의 일원이 되어 무대를 종횡무진한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그는 "앙상블 경험이 좋다. 오히려 죽음 이후 장발장이 데리러 올 때까지 가만히 있으면 전체 흐름의 맥을 놓치고 힘들었을 것 같다"면서 "동료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좋고, 무엇보다 '레미제라블'의 처음부터 함께 한다는 게 가장 좋다. 몸은 힘들지만 그 순간이 좋다. 마음도 편하다"고 했다.
올해로 24년차를 맞이한 조정은은 3월까지 서울 공연, 4월까지 대구 공연을 마친 후 휴식에 들어간다. 2021년 '드라큘라'를 시작으로 '지킬 앤 하이드' '어짜피 혼자' '베토벤', 그리고 현재 '레미제라블'까지 쉼없이 달려온 그다.
"저를 통해 기분이 좋아지는 배우가 되고싶어요. 저는 김혜자 씨를 좋아하는데요. 늘 책을 사서 읽고, 언제라도 찾아봐도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피로가 쌓일때, 낙심이든 짜증이든 안좋은 기분일 때 제 공연과 노래를 통해 기분이 전환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3월 1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 후 3월 21일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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