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모범택시2' 김채은 "먼저 다가와준 이제훈, 배려 큰 감동"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모범택시2'에서 길진 않았지만,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감의 배우가 있다. 바로 어느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강력 카리스마의 소유자, 윈디 역 김채은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열정을 다해 촬영을 했다는 '모범택시2'로 김채은 이름 세 글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김채은은 21일 서울 마포구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진행된 SBS 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 종영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역할 이름까지는 몰라도 '아!' 하면서 기억을 해주신다"라며 "임팩트가 세다며 먼저 말씀도 해주시더라. 그 때 '모범택시2' 반응이 대단하구나 제일 많이 느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시즌1의 성적을 뛰어넘고 큰 인기를 얻은 '모범택시2'는 마지막 회에서 21%의 시청률을 얻으며, 2023년 방영된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채은은 클럽 블랙썬 MD인 윈디 역을 맡아 11회부터 14회까지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다. 윈디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죄의식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빌런이다. 김채은은 탄탄한 연기력과 매력적인 마스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단 감독은 MBC '내일'을 보고 김채은을 캐스팅했다고 한다. 김채은은 "빌런 역할이 다르긴 하지만 '내일'을 통해 기회를 얻는 계기를 마련했다"라며 "이렇게 연락을 주신 것만으로도 신나고 설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엔 MD가 뭘 하는 사람인지 몰라서 궁금증이 컸다. 저는 11회부터 14회까지의 대본만 받았다. 그래서 도기 장례식장이 나올 때 뭘까 상상을 하면서 신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라며 "물론 읽고 나서는 걱정이 많아졌다. 제가 잘 표현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나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졌다"라고 대본을 처음 본 소회를 전했다.

캐스팅 전부터 시즌1을 재미있게 다 봤었다는 김채은은 "제가 출연을 하게 됐다고 하니 다시 한 번 책임감을 가지고 봤다"라며 "또 시즌2는 1회부터 시간을 맞춰놓고 챙겨 봤다. 저도 같은 시청자 입장에서 이입을 했다. 10회 끝나고 예고편이 나왔는데, 저는 안 나왔지만 많이 봤던 공간이 보이다 보니 '어떡해?'라며 긴장이 됐다. 좋은 긴장감으로 기다렸다"라고 설레던 마음을 표현했다.

김채은이 등장했던 블랙썬 에피소드는 빅뱅 전 멤버 승리가 관련된 '버닝썬 게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오상호 작가는 "방송 전 고지 멘트처럼, 방영된 모든 인물, 내용 등은 사실이 아니며 허구"라고 했지만, 시청자들은 버닝썬을 연관시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블랙썬 MD 역을 연기했던 김채은이 가지는 부담은 없었을까. 이를 묻자 김채은은 "사실 저는 제꺼 하기도 벅찼다. 성깔 있는 윈디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바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가 없었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만 임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김도기 역 이제훈과 연기 호흡을 맞췄던 당시를 떠올렸다. 김채은은 "촬영할 때 여러가지로 많이 챙겨주셨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가드장(이달 분)님과 촬영을 하던 신이다"라며 "훈수를 두고 빠지는 신이었는데 그 때 이상하게 어려웠다. 톤을 올려야 하는지, 가드장에게 화를 내야 하는지 갑자기 현장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서 감독님과 제일 많이 얘기를 했다. 집중을 하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면서 3~4번 정도 테이크를 갔다. 오케이가 나고도 긴가민가 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 때 이제훈 선배님께서 오셔서 '방금 윈디 신이 제일 좋았다'며 왜 좋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를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라며 "먼저 후배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주는 것도 그렇고 디테일하게 이 톤이 제일 좋았다고 설명해주시는 것도 좋았다. 초반이라 고민이 정말 많았는데 선배님 덕분에 후반부 준비할 때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 집에 가면서도 힘이 많이 됐던 것 같다. 큰 감동이었다"라고 이제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말을 걸 때도 제가 민망하지 않게 조용히 와서 조용히 말하고 또 조용히 가셨다. 후배를 정말 많이 배려하시다는 것이 느껴졌다"라며 그 날 일기에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제훈에게 감사하고 감동받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