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즐기던 영화는 휴대폰과 브라운관의 작은 화면으로 옮겨왔고, 홀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개인 맞춤형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기업의 성장과 일상이 된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가 새로운 엔터 강자로 떠올랐다. 하루에도 무수히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발견한 보석같은 작품들을 조이뉴스24가 엄선해봤다. '방구석 OTT'에서는 범람하는 콘텐츠에서 길어 올린 반짝이는 작품들을 다뤄본다. [편집자주]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액션물과 다르다. 실제로 타격이 오가니 리얼함이 배가된다. 영화 '샤크'가 학교폭력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주인공의 성장기를 함께 담아 빠져들게 만든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을 통해 공개된 '샤크: 더 비기닝'(이하 '샤크')은 카카오페이지에서 150만 명 이상이 감상한 웹툰 '샤크'를 원작으로 한 작품. 극 초반 모범생으로 그려지는 차우솔(김민석 분)은 과거 수년째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다. 과거의 아픔을 잊고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중, 가해자 배석찬(정원창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인생이 어긋나버렸다. 반발심에 저지른 행동으로 소년 교도소를 가게 된 것.
소년 교도소는 야생과 다름이 없었다. 여러 곳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가해자들이 모인 곳에선 서열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었고, 새 수감자가 들어올 때마다 서열 정리를 한다는 명목으로 매번 수감자들의 싸움이 일었다. 저항 한 번 해본 적 없었던 차우솔은 자신과 같은 날 수감 된 종합격투기 챔피언 정도현(위하준 분)을 건드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 그의 손짓 한 번에 교도소 내 상위 서열의 덩치 큰 수감자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정도현을 따르기 시작한다. 정도현은 차우솔을 무시하다 그의 끈기를 알아보고 차우솔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싸움의 쌍시옷도 몰랐던 차우솔은 그렇게 조금씩 성장한다. 배석찬에게 맞을 때마다 이를 갈고 눈물만 흘려야 했던 그는 다른 수감자들의 공격에 저항하고 주먹을 내리꽂는다. 아무리 맞아도 무너지지 않는다.
학원 액션물의 정석인 '친구' 시리즈, '바람', '말죽거리 잔혹사', '비트' 등은 친구들의 우정과 의리를 함께 담아내며 그들만의 리그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추구했다. '샤크'는 최근 사회문제로 꾸준히 언급되는 학교폭력을 근간에 두고 피해자의 아픔을 전면부로 끄집어내 그간의 작품들과 다른 결을 그린다. 당하기만 했던 차우솔이 그들의 서열 싸움에서 살아남는 모습을 통해 관객도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만화에서 표현된 타격감을 영상으로 옮길 때의 관건은 사실적 표현이다. 채여준 감독은 리얼함을 추구하기 위해 배우들에게 실제 타격 액션을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인 배우들은 실제 싸움을 방불케 하는 연기를 선보인다. 이로 인해 원작 팬이 아닌, 영화로 '샤크'를 처음 만나는 관객들에겐 굉장한 몰입도를 선사한다.
극 중 뺨을 맞아 핏줄이 터진 김민석의 볼은 실제를 방불케 하면서도 과할 정도의 잔혹함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눈을 찌푸리게 된다. 이를 가장 중점으로 뒀기 때문일까. 영화 내도록 이어지는 캐릭터들의 싸움은 사실적 표현을 위한 장치라는 명분과 이를 방패로 삼아 잔혹함, 폭력성,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전체의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김민석은 자신의 맡은 바를 충분히 해낸다. 체력이 부족하고 운동을 해본 적 없는 어리숙한 차우솔의 모습부터 정도현의 가르침을 받고 달라진 눈빛, 체격, 분위기로 성장을 표현해낸다. 위하준은 차우솔과 안정적인 호흡을, 가해자인 배석찬 역을 맡은 정원창은 광기와 살기가 섞인 눈빛,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악랄함을 뛰어나게 표현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친구', '바람', '말죽거리 잔혹사' 등이 오랜 시간 남성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샤크'도 학원 액션물을 좋아하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여지는 충분한 듯 하다. '샤크'는 티빙 오리지널에서 만날 수 있다.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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