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터진 비밀 문건 유출사건이 연예계를 패닉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이 비밀 문건 유출 사건은 한 광고기획사에서 제작한 '광고 모델 DB 구축을 위한 사외전문가 Depth Interview 결과보고서'라는 제목의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것.
특히 일명 '연예인 X파일' 이라 불리는 이 문건은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신상정보나 근거없는 소문을 상당부분 담고 있는데다 자료작성을 위해 참조했던 사람들의 이름까지 실명 거론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이 자료유출 사건은 연예인들의 이미지 손상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이미지까지 떨어뜨리는 등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최악의 '문건파문'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건의 발생 경위
연예계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은 '연예인 X 파일' 사건의 발단은 아주 사소한 실수에서 부터 비롯됐다. 제일기획에서 자료조사를 의뢰받아 진행한 동서 리서치의 한 여직원이 무심결에 친구에게 자료를 보여준 것이 원인이 된 것.

업무 과정에서 이 자료를 열람하게 된 이 직원은 친구에게 "재미있는 것이 있다"며 몰래 파일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것은 한 사람에게서 그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가 결국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IP 추적을 통해 존재가 밝혀진 이 직원은 혐의를 인정하고 현재 자백서까지 제출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잠깐 실수라고 무마해 버리기엔 이번 사건이 연예계 전반에 너무 큰 상처를 남긴 것이다.
'연예인의 생명을 끊을수도
이 문서에 이름이 오른 99명의 연예인들은 내용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의 '자기 관리'와 '소문' 란에는 해당 연예인들의 가족이나 사적인 부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물론 확인되지 않은 악성 루머가 다수 언급되어 있어 네티즌들은 물론 당사자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연예 기획사 사장과 소속 연예인들 간의 염문설을 비롯해 성 정체성에 얽힌 의혹까지 낱낱이 적혀 있는 이 파일은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들에게 그동안 쌓아올린 성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릴 수도 있는 치명타인 것이다.
아무리 '소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생활이 난잡함', '본인이 스타라고 믿고 까불기 시작함', '마약 복용설 있음' 등의 거침없는 문구는 그 스타에 대한 선입견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상당수의 네티즌이 이 파일에 담긴 내용을 사실로 믿고 있다는 것. 실제로 모 포털 사이트가 실시 중인 설문조사에서는 이 내용을 신뢰할 만하고 믿는 네티즌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 응했던 기자들, "우리도 피해자다"
이런 사태는 이 문서에 설문 참여자로 실명이 거론된 연예 리포터 및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이전에 문제의 자료를 전혀 접한 적이 없던 10명의 응답자들은 당초 인터뷰 내용과는 무관하게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대량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
2004년 10월과 11월 개별적으로 인터뷰에 응할 때만 해도 이들이 알고 있던 인터뷰의 목적은 '연예인들의 가능성과 이미지, 활동 방향에 대한 전문가적인 시각을 묻는 것'에 불과했다.
당초의 약속과 달리 일부 조사원이 이들에게 몇몇 소문에 대해 사실 여부를 물었을 때도 '들은 바는 있으나 확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는 것.
하지만 이번 문건 작성의 일부분인 인터뷰에만 응했을 뿐 문건의 기획이나 작성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은 이들은 마치 문서에 포함된 정보 제공자처럼 묘사되며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광고업계, 소문의 진원지라는 눈길 우려
이 자료 조사를 의뢰했던 제일기획은 19일 "자료 유출의 책임은 동서 리서치 쪽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잇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무리 업무용이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사적인 문제까지 조사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예인들도 사람인만큼 최소한의 사생활은 보장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
특히 이 자료가 공개되면서 다른 기획사들도 비슷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쏠리고 있어 광고업계는 이번 일로 자신들이 뜬 소문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X 파일, 한류에도 영향 미치나
한편 이같은 사건은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 열풍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항상 한국 연예계 동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과 홍콩의 한국 드라마 팬들도 이미 이 소식을 접하고 동요하기 시작했다.
한 일본 내 연예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미 이 자료에 대한 내용과 함께 '충격적이다.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료가 국내 굴지의 광고기획사의 이름 하에 조사된 자료인만큼 연예계 일각에서도 이번 사건이 그동안 쌓아올린 한류 스타들의 좋은 이미지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 내 최고의 한류스타인 배용준의 일본 홈페이지에도 이미 정보를 입수하고 "배용준이 그럴 리가 없다"며 걱정하는 일본 팬들의 글이 답지, 배용준이 직접 이 내용들이 모두 사실무근임을 해명하기도 했다.
대규모 소송으로 가나
이번 파일 유출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의 비밀 자료 유출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광고기획사와 연예부 기자들, 수많은 연예 기획사들의 명예와 이미지가 달린 문제인 것.
따라서 이 사건이 그냥 조용히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해 보인다.
우선 이 파일로 인해 뜻하지 않은 구설수에 오르게 된 연예인이 한두 명이 아닌 99명에 이르고 있어 이들은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공식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번 문건파문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각 연예 기획사의 사장단이 공동대응을 숙의하고 있는 상태이다.
다만 자료작성의 주체인 제일기획이 국내 최대의 광고기획사란 점에서 연예인들이 섣불리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기는 하다.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 '연예인 X 파일' 사건이 대규모 소송사건을 포함해 얼마나 큰 파문을 몰고 올지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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