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파격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비난의 목소리가 더컸다. 지난 8일 키움 히어로즈는 손혁 감독의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당시 리그 3위에 있던 히어로즈였기에 손 감독 사퇴는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감독 대행으로 예상 밖 인물이 선임됐다.
이런 상황을 맞게되면 수석코치 또는 퓨처스팀(2군) 감독이 자리를 잇는 경우가 보통이다. 히어로즈는 홍원기 수석코치가 있었다. 그러나 구단은 김창현 퀄리티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
나이도 화제가 됐다. 김 대행은 1985년생으로 팀 '간판타자' 박병호(1986년생)보다 한 살 더 많았다. 손 전 감독이 팀을 떠난 과정과 그 결과를 두고 의심과 의혹은 커졌다. 공교롭게도 팀 성적도 주춤했다.
구단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보니 경기력까지 흔들리는 모양새가 됐다. 김 대행이 손 전 감독에 이어 팀 지휘봉을 잡은 지 이제 딱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대행을 맡은 뒤 첫 경기는 승리를 거뒀으나 이후 치른 한화 이글스와 원정 3경기는 모두 졌다. 그러나 KT와 주중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 발판은 만들었다.
김 대행은 지난 1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치른 KT와 경기(4-0 승)를 앞두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차라리 경기를 치를 때가 낫다"면서 "경기 전·후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타의든 자의든 자신이 처한 위치와 상황이 바뀌어서다. 김 대행은 자신보다 선배인 코칭스태프와 경기를 준비해야한다. 경기 중에도 마찬가지다. 나이와 경력, 선수 시절 성취도 등을 모두 떠나 결단을 내리고 선택을 한 결과는 김 대행에게 책임이라는 무게로 돌아온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의견 차이가 있을 때는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최대한 타협하고 의견을 조합한다"고 했다. 김 대행은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가을야구는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키움은 15일 기준 77승 1무 61패로 리그 5위에 있다. 가을야구행 티켓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순위 경쟁팀들과 비교해 남아있는 경기 수는 적다. 키움은 16일 SK 와이번스전을 포함해 5경기만 남아있다.
만약 5경기에서 모두 패한다면 6위 KIA 타이거즈, 7위 롯데 자이언츠에게 따라잡혀 가을야구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KIA와 롯데는 키움보다 8경기나 더 많은 13경기를 치른다.
김 대행은 "남은 5경기만 생각하고 있다. 가을야구가 아닌 남은 정규시즌 매경기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남은 5경기가 중요한 건 김 대행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결과에 따라 구단이 내린 결정은 더 큰 비난을 받을 수 있고 후폭풍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키움은 남은 5경기에서 모두 3위 두산 베어스를 만난다. 두산도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1, 2위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아직은 충분하다. 두산 역시 전력을 모두 가동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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