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상수(31)는 지난 시즌까지 소속팀 마운드에서 '마당쇠' 노릇을 했다. 그는 중간계투에서 필승조로 뛰다가 시즌 초반에는 마무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소방수 임무도 잘했다.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58경기에 등판해 55.2이닝을 소화했다. 2승 3패 18세이브 14홀드를 기록했다.
그런데 평균자책점이 5.17로 높았고 블론 세이브도 7개나 됐다. 하지만 김상수가 소속팀 불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활약도를 저평가할 수는 없다.
이런 그에게 올 시즌 또 하나의 임무가 주어졌다. 선수단을 아우르는 주장 자리를 맡았다. 김상수는 올 시즌 10개 구단 주장 중에서 유일한 투수다. 소속팀 기준으로도 투수가 주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즌 준비에 한창인 김상수는 "주장을 처음 하는 것이라 사실"이라면서도 "투수라서 (주장을) 못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상수에 앞서 투수로 팀 주장을 맡은 사례는 꽤 된다. 김사율과 손민한(이상 은퇴)가 대표적이다. 두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시절 선수단 주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봉중근(은퇴, 현 KBS N 스포츠 야구해설위원)과 류제국도 LG 트윈스에서 주장을 맡았다.
김상수는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코칭스태프와 선·후배 사이에서 소통이 잘 되게 하고 '하나의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도 밝혔다.
김상수에게 지난 시즌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 보직이 바뀌기도 했지만 그는 "시즌 중반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출전 경기수와 이닝수가 전년(2017시즌)과 비교해 줄었다. 블론 세이브도 많았고 우타자 피안타율도 높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썩 좋지 않은 한 시즌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소득도 있다. 그는 "가을 야구에 나섰다는 점은 위안"이라고 웃었다.
올 시즌 목표도 일찌감치 세웠다. 김상수는 "부상 당하지 않는 것이 첫번째"라며 "60경기, 60이닝 소화, 30세이브 이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을 낮추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그러나 주장 임무를 정말 잘해내고 싶다. 그부분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상수는 최근 3시즌 동안 매년 50경기 이상 등판했다. 그도 "3년 동안 180경기 이상을 나갔다.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왔을 것 같다. 그래서 몸을 잘 만드는 것이 이번 스프링캠프 과제"라고 밝혔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변화도 줄 생각이다. 김상수는 "투구폼을 바꾸려고 한다. 그리고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던질 수 있게 시간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수는 보직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마무리 조상우가 KBO리그 활동 정지 징계 처분에서 풀려 복귀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상우가 1군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적어도 시즌 초중반까지는 김상수가 소속팀 마운드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야한다. 그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김상수는 "지난 시즌 초반 흐름이 괜찮았다. 삼진 숫자도 늘어났고 무엇보다 몸의 밸런스가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시즌 후반부까지 이어가지 못했다"면서 "올 시즌에는 이런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 정말 한해를 잘 보내고 잘 던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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