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꿈의 여행은 8강에서 끝났다. 그러나 '쌀딩크' 박항서 감독과 함께한 여행은 감동 그 자체였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4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9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일본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조별리그 통과 후 사상 첫 토너먼트 다음 단계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 베트남이다. 2007년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공동 개최한 대회에서 16개팀 체제로 8강 진출을 이뤄냈지만, 당시는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됐다.
이번에는 달랐다. 이란, 이라크, 예멘과 죽음의 조에 속해 3위를 차지했고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올랐다. 요르단과 16강에서는 0-1로 지고 있으면서도 동점골을 넣고 승부를 연장전도 모자라 승부차기까지 몰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고 4-2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태국이 16강에서 탈락해 동남아 국가를 대표한다는 상징성까지 붙었다.
베트남에는 힘든 여정이었다. 10월 중순 대표팀을 소집해 한국으로 날아와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이후 11~12월 아세안 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 집중했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 닷새만 쉬고 바로 아시안컵 준비에 돌입했다.
동남아 월드컵인 스즈키컵과 달리 아시안컵은 수준이 달라 베트남 팬들도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이라크와 종료 직전까지 2-2로 팽팽하게 맞섰다. 프리킥으로 실점해 2-3으로 졌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이란에도 0-2로 졌지만, 마냥 밀리지도 않았다.
예멘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했다. 한 골만 더 넣었어도 자력 16강 진출이었지만, 아쉬웠다. 그래도 조 3위 싸움에서 레바논과 비교해 경고 1장이 적어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요르단에는 승부차기에서 당반럼 골키퍼가 1개를 선방하는 등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주며 새역사를 창조했다.
박 감독은 고비마다 선수들에게 '베트남 정신'을 강조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려도 맞서 싸울 것을 주문했다. 선수들은 박 감독의 말을 들은 뒤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상대와 마주했다.
일본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비디오 판독(VAR)에 따라 희비가 갈렸지만, 벤치에서 계속 싸우라고 주문했다. 공격적인 선수 교체로 볼을 관리하는 일본에 무섭게 달려들었다.
일본에 VAR로 페널티킥 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허점이 있었던 장면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일본은 지키기로 일관했다. 베트남과 일본의 모습이 뒤바뀐 모습이었다. 그만큼 절실함과 베트남의 저항 정신을 앞세워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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