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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 윤계상 "배우 데뷔 15년차…여전히 절실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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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윤계상이 배우 활동을 이어갈수록 느끼는 더 큰 절실함에 대해 고백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 god의 멤버로 큰 인기를 얻었던 그는 콘서트와 방송 출연 등 그룹 재결합 활동과 함께 배우로서도 부지런히 활약 중이다. 새 영화 '말모이'를 촬영하면서는 15년차 배우로서 느끼는 묵직한 감정을 되새기게 됐다고 알렸다.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 제작 더 램프㈜)의 개봉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난 윤계상은 영화를 자평해달라는 말에 "감동적으로 봤다. 뜻깊은 영화에 출연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작업할 때는 벅차고 힘들기도 했지만 완성본을 보고 나니 출연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윤계상은 극 중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아 전작 영화 '범죄도시'에서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실제 역사를 소재로 한 '말모이' 작업에 참여하며 그는 "배우로서 사실을 사실적으로 보이게 해야 한다는 강박이 같이 있었고 그래서 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윤계상은 "배우가 배역을 연기할 때 더 재밌게 하려고 꾸밈을 넣지 않나. 더 쉽게 보실 수 있게 그러곤 하는데 이번엔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잘 못한 것 같다"며 "조금만 잘못해도 안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다 같이 많은 부분을 조율했다"며 "어찌보면 대사들이 문어체이기도 하고 조선어학회에서 판수를 받아들이며 하는 이야기들 같은 것이 사실 연기할 때 힘든 대사들이었다. 감독은 그런 것들을 '정석으로' 해주면 좋겠다고 하더라. 좋은 판단이었던 것 같다. 잘 받아주시는 것 같아서, '오글거린다'는 반응이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한 뒤 웃어보였다.

유해진을 비롯해 조선어학회 동료들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장광, 김선영, 우현, 김태훈, 민진웅 등은 늘상 어깨에 부담감을 짊어진 인물 정환 역을 그려야 했던 윤계상에게 큰 버팀목이 됐다. 그는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더라. 연기할 때는 늘 자기 안에서 설득하고 소통하며 시작하는데 힘든 상상이라 깊이를 분간할 수 없는 거대한 감정이었다"며 "마치 세 살의 아이가 마흔 살의 감정을 표현하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4개월 동안 극 중의 동지 배우들이 오히려 많이 저를 케어해주셨다"고 말을 이어간 윤계상은 "내가 예민한 부분을 이해해주시기도 했고 현장에서도 '류대표'라 불러줬다. 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유별나다 대하지 않고 '힘들겠네' '혼자 있게 해줘라'라고들 말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베테랑 동료들의 연기를 볼 때면 매번 '대단하다' '진짜 잘 한다' '어떻게 저렇게 잘할까?'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윤계상의 이야기다.

그가 연기한 류정환은 전작 '범죄도시'의 장첸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였다. 종종 보여줬던 현실 연애물 속 '찌질한' 남자친구 혹은 로맨틱 코미디 속 '완벽남'과도 결이 달랐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 중 가장 정적이고 신중한 인물군에 속했다. 이런 배역을 받아들인 과정을 묻자 윤계상은 "진정성밖에 없더라. 아직도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축복같은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훨씬 더 많이 고민하고 연습하고 절실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연기할 때 나 자신을 못 믿기도 한다"고 답했다.

어느덧 15년째 연기를 하고 있는 그지만 "매번 촬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후회를 한다"고도 말했다. 윤계상은 "나이 마흔이 됐고 연기를 시작한지 14년 정도 됐다"며 "그래서 연기 영상을 가지고 편집을 하고 음악을 입히는 등 작품이 완성되는 구조를 정확히 알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절실함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알렸다.

윤계상은 "그것을 나중에야 확인하게 된다"며 "항상 그게 맞는 것 같다. 나 스스로에게 내가 할수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묻곤 하는데, 배우들마다 어떤 재능에 특화돼있다면 내겐 절실한 기운이 특화되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뒤돌아 작품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며 "업계의 친한 사람들은 '그 절실함을 좀 빼라'고 조언하기도 하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너무 열심히 하는 게 보여서 그런 말을 해준 것 같은데 어쩌겠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고 밝게 웃으며 덧붙였다.

'말모이'는 9일 개봉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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