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힘들게 K리그1 잔류를 확정 짓는 골을 넣은 박주영(33, FC서울)이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서울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1-1로 비겼다. 1차전 3-1 승리의 안정을 안고 싸웠고 합계 4-2로 잔류했다. 종료 직전 박주영이 골을 넣으며 자존심을 세웠다.
박주영은 "추운데 많은 팬이 왔다. 선수들도 위기 속에서 뭉쳤다. 지혜롭게 잘 넘겼다. 부산이 강하게 나올 것으로 알았다. 침착하게 대응해줬다"는 소감을 남겼다.
후반 15분까지 슈팅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소극적인 경기를 했던 서울이다. 박주영은 "부산은 공격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었다. 평상시처럼 하자고 했지만, 수비하려는 생각들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공격 진영 잔디도 얼어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박주영이다. 그는 "전반만 버티면 후반에 유리한 경기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전반에 실점하면서 부산이 더 공격적으로 나왔다. 제가 투입된 이후 감독님은 제공권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였다. 흐름을 지키려고 한 것 같다"고 답했다.
어렵게 잔류한 서울이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해는 버텨왔다. 골을 넣고서 마음이 후련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느낌도 있었다. 선수들이나 팀이 이런 상황과 다시 마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올해 정말 구설수가 많았던 박주영이다. 사회 관계망서비스(SNS)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 같은 글을 올려 분란을 일으켰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을까.
그는 "밖에서는 논란이라고 하겠지만, 우리는 개개인 모두 훈련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이유가 있다고 봤다. 참여하지 못하고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마음이 아팠다. 선수들이 '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느냐'고 물었을 때 마음이 아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훈련에 열중하는 것이다. 선발, 교체로 나설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울이 승강 PO까지 치르며 고생했던 것에 대해서는 "팀 입장에서 무엇이 되지 않았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해도 경기가 되지 않는 상황도 있다. 선수들이 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 책임감을 더 느껴야 한다. 선배 입장에서 선수들의 어려움을 많이 덜어주지 못해서 아쉬웠다. 후배들을 독려하고 먼저 희생해야 했다. 마지막에 그런 희생들이 잘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내년 최용수 감독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확보 수준의 성적을 바라고 있다. 박주영은 "감독님의 생각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서울의 (ACL) 출전 여부를 떠나 마음을 잡고 해야 한다. ACL로 돌아가야 하고 우승 경쟁하는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암=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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