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떨려서 잠도 못잤습니다."
종합경기장인 대구 스타디움 시대를 마감하고 옛 시민운동장 부지에 새로 건축한 대구축구전용경기장(가칭 포레스트 아레나)으로 떠나는 대구FC의 마무리는 성공적이었다.
대구는 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 현대에 3-0 완승을 거두고 1, 2차전 합계 5-1로 2002년 구단 창단 이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시도민구단은 우승 등의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다는 통념을 확실하게 깬 대구의 우승이다. 물론 지난 2001년 대전 시티즌, 2014년 성남FC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대전은 완전한 의미의 시민구단이 아니었고 성남 역시 성남 일화에서 시민구단으로 전환했다. 대구는 특별한 스타 없이 우승을 해낸 중요한 사례다.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더 그렇다. 러시아 월드컵의 활약으로 대중적으로 알려진 골키퍼 조현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필드플레이어가 아니다. 수비수부터 미드필더, 공격수까지 모두 조광래 대표이사와 안드레 감독의 눈에 든 유망주들이다.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김대원은 보인고 시절 유망주였지만, 프로에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프로 유스팀이 아닌 학원 축구 출신이라는 이유에서다. 조 사장은 김대원의 움직임을 본 뒤 선발했다고 한다. 일찌감치 자유계약으롯 선발해 육성한 홍정운, 류재문, 정승원 등도 '대구 아이돌'로 불리지만, 기업구단 소속 선수들과 비교하면 이름값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울산에는 이근호, 황일수 등 대구를 거쳐가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있고 올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한승규에 강민수, 박용우 등 전 국가대표들도 있다. 비교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대구는 자신감이 넘쳤고 우승으로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직행까지 해냈다. 대구 관계자는 "선수들을 믿었지만, 실제로 이겼다고 생각하니 놀랍다. 떨려서 잠도 못잤는데 정말 감사하다. K리그에서도 성적만 향상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는 상반기 K리그1에서 강력한 K리그2(2부리그) 강등 후보였다. 월드컵 전까지 14경기에서 단 1승만 거뒀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팀이 정비됐고 상승세를 타면서 조기 K리그1 잔류 확정에 FA컵 우승이라는 선물까지 받았다.
또, 내년부터는 축구전용경기장에서 경기한다.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7m에 불과하다. 1만2천석으로 상황에 따라 그토록 원했던 매진도 가능하다. 대구 스타디움과의 이별이 특별했던 이유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부임하고 3년째에 우승해보겠다고 했었는데 리그 우승은 아니지만, 약속을 지키게 된 것 같다. 이제 내년부터는 좀 더 좋은 여건에서 경기를 하니까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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