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꾹 참은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의 마지막 기자회견이었다. 그래도 요소요소에 수원을 위한 애정 넘치는 조언은 있었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스플릿 그룹A(1~6위) 38라운드 최종전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0-2로 졌다. 수원은 승점 50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6위로 리그를 끝냈다.
기자회견 직전 서 감독은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눈물을 쏟은 서 감독은 "항상 느끼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선수 시절을 포함해 13년 동안 정이 들었다. 이 팀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많이 웃게 하고 우승컵을 안겨드리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와서도 서 감독의 감정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많은 팬이 마지막에 와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웃고 즐겁게 해드렸어야 했는데 미안한 마음이 있다. 수원에서 성장했고 지도자도 했다. 축구 인생에서 중심이 됐던 팀이다.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 우승을 못 했던 것에 대해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눈물은 자연스러웠다. 서 감독은 "사람이 감정의 자연스러움을 억누르기 어렵더라.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상황이 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 답했다.
수원을 '내 집'으로 표현한 서 감독이다. 그는 "잠시 선수 생활을 하다가 끝나고 유럽에 갔을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대표팀부터 A대표팀에 가서도 늘 수원이라는 팀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더라. 나도 모르게 관심을 보였다. A대표팀에서 나온 뒤 수원에 수석코치로 왔고 감독까지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수원이 13개의 우승을 할 당시 선수로 있었다. 지도자로도 우승을 해야 했다. 팀을 일으켜 세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되지 않아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서정원 퇴진하라"는 팬들의 목소리와 마주했던 서 감독이다. 막상 사퇴하니 팀은 급격하게 흔들렸고 팬들은 다시 서 감독을 찾았다. '사퇴 후 재복귀'라는 사상 초유의 선택을 하고 시즌을 끝냈다.
서 감독은 "선수 시절 사랑을 많이 받았다. 몇 년에 걸쳐 팬들이 뽑은 상도 받았다. 지도자로 와서도 당연하다고 봤다. 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팬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제가 싫어서가 아니라 우리 팀을 위해 해줬던 거라고 본다. 이해된다"고 말했다.
수원은 새로운 감독 선임을 조만간 발표한다. 서 감독은 "(새 감독도) 분명 힘들 것이라 본다. 아직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구단이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 더 많은 관심도 부탁한다. 현장은 전쟁터다. 그런 과정에서 얼마나 뒤에서 돕느냐가 관건이다. 무기가 떨어지면 보급해야 한다. 삼위일체가 중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새로운 감독에게 힘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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