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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OK!' 문성민 "세리머니 더 크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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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달라진 임무 적응은 진행중…현대캐피탈 2연승에 밑거름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10년 만에 다시 하는 경험이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문성민(32)에게 웜업존은 낯선 장소다.

배구선수를 시작하면서부터 그는 늘 코트에 있었다. 웜업존으로 가는 시간은 얼마 안됐다. 그러나 문성민은 올 시즌 그렇게 하고 있다.

그는 경기대 졸업반 시절이던 지난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프리드리히스하펜에 입단했다. 2008-09시즌 그는 한 동안 코트에 나오는 시간이 적었다.

당시 프리드리히스하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스탈리안 모쿠레스쿠 감독은 문성민과 그로저(독일) 활용법을 두고 고민했다. 문성민은 입단 초기 아포짓 스퍼이커(라이트)로 뛰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자리를 옮겼다.

모쿠레스쿠 감독은 문성민과 그로저 위치를 맞바꿨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문성민은 레프트 적응이 끝난 뒤부터 다시 코트로 나와 뛰었다. 출전 시간도 늘어났고 다시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2018-19시즌 V리그에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그때와 비슷한 변화를 줬다. 문성민은 시즌 초반 레프트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라이트로 이동했다.

그런데 현대캐피탈은 라이트 같은 자리에 이미 주인이 있다. 주포 파다르(헝가리)다. 문성민은 팀 선수 구성상 이렇게 주전이 아닌 백업이 됐다.

그러나 문성민은 '조커'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홈 경기에서도 문성민은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코트로 투입됐다.

현대캐피탈은 당일 상대에게 끌려갔다. 2세트에서는 중반까지 5~6점차로 리드당했다. 그러나 문성민이 코트에 들어간 뒤 추격 실마리를 풀었다. 그는 1, 3세트는 교채 출전했고 2세트는 선발로 뛰었다.

블로킹 3개를 포함해 9점을 올렸고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문성민은 출전 시간에 견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세트 후반 반격 발판을 제대로 만들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경기 초반 '어렵게 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로 점수를 주고 받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 시즌 달라진 임무에 대해 "교체로 코트에 들어가는 리듬은 이제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며 "주로 팀 분위기가 처진 상황에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내가 더 솔선수범해서 힘을 내야한다"고 웃었다.

스파이크나 블로킹 또는 서브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를 크게 하는 이유다.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오늘 경기를 포함해 박주형을 대신해서 교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팀에서 내게 수비적인 것보다 공격적인 면을 더 원하고 있다는 것을 잘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남자배구대표팀에서 선수 선후배 사이로 인연을 맺은 최 감독은 당시 대표팀 고참 세터로 막내 문성민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두팔을 걷어부쳤다. 태릉선수촌에서 룸메이트도 같이 했고 그 결과 당시 월드리그 득점 부문 1, 2위에는 문성민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독일 진출 계기가 된 것도 그때 활약 덕분이다.

최 감독은 이제 문성민에게 10년전 자신이 했던 일을 원하고 있다. 문성민은 "팀을 위하는 것이라면 어떤 자리든 괜찮다"고 힘줘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가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1라운드를 5승 1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쳤다. 선수단 주장이자 든든한 맏형이 된 문성민이 뒤를 잘 받치고 있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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