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여자프로배구 KGC인삼공사가 '대어'를 낚았다. 2018-19시즌 도드람 V리그 개막후 3연승으로 내달리던 GS칼텍스 발목을 잡아챘다.
KGC인삼공사는 지난달 31일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GS킬텍스와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6 23-25 25-14 25-16)으로 이겼다. 접전 끝에 내준 2세트를 제외하면 낙승을 거둔 셈이다.
GS칼텍스는 4연승 도전에 나섰지만 KGC인삼공사의 끈기에 고개를 숙였다. 소속팀 승리에는 주포 알레나(미국)의 활약이 컸다. 그는 두팀 합쳐 가장 많은 32점을 올렸다. 블로킹도 6개 잡았다.
KGC인삼공사는 최은지와 채선아도 각각 15, 12점을 올리며 알레나 뒤를 잘 받쳤다. GS칼텍스가 강소휘와 알리(몰도바) 쌍포를 앞세워 반격했지만 이날 만큼은 KGC인삼공사의 화력이 더 앞섰다.
KGC인삼공사의 승리에는 또 다른 선수도 힘을 보탰고 의미있는 기록 주인공도 됐다.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인 한송이다.
그는 이날 1, 4세트는 교체로 코트에 투입됐고 2세트는 선발로 출전했다. 블로킹 2개를 포함해 6점을 올렸다.
전성기 시절 기록하던 공격 포인트에는 모자랐지만 한송이는 이날 개인 4천500점을 달성했다. 후배이자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은 황연주(현대건설)와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뛴 양효진(현대건설)에 이은 여자부 통산 3번째 기록이다.
한송이는 "좀 더 빨리 해당 기록을 돌파했어야했다"며 "늦은 감이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4천500점을 달성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무엇보다는 팀이 2연승을 거둔 것이 더 기분이 좋다"고 했다.
한송이는 예전과 달라진 자신의 임무를 잘 알고 있다. 앞선 소속팀인 GS칼텍스때부터 느낀 부분이다.
그는 팀 상황에 따라 미들 블로커(센터)로도 뛴 경험도 있고 전보다 줄어든 출전 시간도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는 경기의 주역이 아닌 조연이지만 그래도 코트에서 동료들과 함께 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하고 즐겁다.
한송이는 "경기에 출전 시간이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팀이 필요할때 내 할 수 있는 일을 잘 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코트 안팎에서 동료 선수들이 제몫을 잘해주고 있는 것 같다. 구단에서도 지원도 잘해주고 있고 그렇다보니 컵대회 우승에 이어 올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날 충무체육관에는 언니 한유미(KBS N 배구해설위원)도 왔다. 현장 중계 일정이 잡혀서다.
한유미는 지난 시즌까지 동생 한송이와 함께 V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다. 그는 선수 은퇴 결정 이후 마이크를 잡고 배구 해설위원으로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했다.
한송이는 "언니가 직접 찾은 경기에서 4천500점을 달성해 더 기쁜 것 같다"며 "경기가 끝난 뒤 언니에게 축하 인사는 따로 받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그는 "올 시즌 마지막까지 팀이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게 도움울 주고 싶다"고 각오도 덧붙였다.
한편 한유미 위원은 오는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전에 공식 은퇴식이 예정됐다. 그가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고 실업과 프로 선수 시절을 통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현대건설 구단이 마련한 자리다.
이번에는 동생이 언니가 V리그 코트와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 원정팀 선수로 함께 한다. 한유미 위원도 동생의 현재 소속팀인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경력이 있다. 그는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뛰었다.
그러나 한유미와 한송이는 국가대표팀을 제외하고 같은팀에서 함께 뛴 적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솥밥을 먹은 때는 김형실 전 감독(전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2 런던올림픽이다.
당시 여자배구대표팀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36년 만에 올림픽 본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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