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의 축구대표팀이 치른 4경기에서 가장 큰 소득은 원톱 자원의 부활이다.
축구대표팀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벤투 감독 출범 이후 4경기에서 2승 2무, 6득점 3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으로만 본다면 균형 잡힌 성적이다.
무엇보다 원톱 자원의 경쟁 체제가 다시 시작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등 궁여지책으로 극복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중앙에서 힘을 얻고 있다. 코스타리카와 칠레전에서는 황의조(감바 오사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실험 대상이 됐다. 우루과이, 파나마전에서는 석현준(앙제)과 황의조가 자연스럽게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부상으로 우루과이, 파나마전에 제외됐던 지동원을 고려하면 일단 3명이 충분히 경쟁 가능함을 확인했다. 중앙은 물론 측면에서도 뛸 수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멀티 능력이 있다는 점은 벤투 감독의 전술 유연성을 높여준다.
가장 앞서가는 경쟁자는 황의조다. 우루과이전에서 골을 넣는 등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의 좋은 흐름을 그대로 대표팀에 이어갔다. 상대 수비를 등지면서 공간을 여유롭게 이동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또, 너른 시야로 동료를 활용하는 모습도 좋았다. 우루과이전에서 손흥민의 페널티킥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온 것을 수비와 경합에서 이겨내며 골을 넣은 것이 그렇다.
탄력이 넘치는 석현준도 마찬가지다. 석현준은 수비를 등지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파나마전에서 '실험'을 했던 벤투 감독에게 어떻게 활용돼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줬다.
둘의 경기 스타일이 180도 다르다는 점은 상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석현준은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며 활용법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알려줬다.
11월에도 이들이 선발될 수 있을지는 벤투 감독의 손에 달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속팀에서의 활약이다. 한 시즌을 온전히 뛰며 감바를 강등권에서 탈출시킨 황의조가 여름 프리시즌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이적 시장에 나와 어렵게 팀을 찾은 석현준과 비교 우위다.
석현준은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선발로 뛰었다. 소속팀에서도 선발로 뛰지 못하는데 후회 없이 뛰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했다. 프리시즌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팀에서도 3경기 남짓 뛰었다. 일단 돌아가서 주전으로 나서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팀 스트라이커 경쟁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며 충분히 현실을 자각하고 있음을 전했다.
황의조는 "개인적으로 40점을 주고 싶다. 감독님은 불필요한 볼 소유를 지양하신다. 그것에 맞게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아직은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함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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