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두 번의 A매치를 거치면서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이 주장의 품격을 확실하게 몸에 이식했다.
손흥민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친선경기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0-0 무승부에 기여했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후반 36분까지 소화하는 등 열띤 모습을 보여줬던 손흥민이다.
골은 없었지만, 이타적인 플레이에 눈을 뜬 손흥민이다. 주장 완장을 차면서 자신보다 동료들의 플레이를 더 살려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많은 경기를 소화한 손흥민이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19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혹사 논란에 대해 "괜찮다. 나만 뛰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서 함께했던 선수들도 뛰었다. 혹사는 핑계라고 생각한다. 대충 설렁설렁 뛸 수 있는 경기는 없다. 특히 나라를 대표하는 경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부족한 점이 있어도 책임감을 느끼고 노력하고 있다. 프로선수가 설렁설렁 뛰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경기를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 중이다"며 국가대표의 자세를 강조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손흥민은 '태극마크'에 대해 일관된 자세를 보였다. 이틀에 한 번꼴로 치르는 몰상식한 경기 일정에 대해서도 "상황이 주어지면 견뎌야 하는 것이 국가대표"라고 한 바 있다. A대표팀의 A매치에서도 이런 자세는 변함이 없었다.
칠레를 상대로도 열띤 모습을 보여줬던 손흥민이다. 칠레 수비진은 손흥민을 거칠게 다뤘다. 그는 "좋은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 봐도 몇 수 위의 팀이다. 그런 팀과 같이 부딪히고 싸웠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상당했다고 본다. 수원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이 매진, 만원 관중이었는데 결과를 내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동료들의 노력을 먼저 생각했다.
월드컵 이후 이타적인 플레이가 더 좋아진 손흥민이다. 주장을 맡으면서 동료들을 더 생각하는 마음일까, 손흥민은 "특별히 기회가 오지 않더라. 나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있다면 패스를 하는 것이 많다. 물론 슈팅 시도가 가능한 위치라면 당연히 슈팅해야 한다. (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다른 선수들이 빛나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칠레전에서 (황)의조가 골을 넣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나보다 다른 선수들이 빛나기를 기대하고 경기에 뛰는 것은 아니다"며 상황에 따른 대처임을 강조했다.
실제 손흥민은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으로 이동하고 중앙선 아래까지 내려와서 볼을 받아 올라가는 등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칠레 수비진에 채여 자주 넘어지는 등 애를 먹으면서도 자신의 경기력을 유지하려 힘을 쏟았다.
빌드업 과정에서도 있었던 손흥민이다.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강조한다. 선수들이 상대 압박에 자주 백패스를 하는 바람에 속도가 떨어지거나 빌드업이 차단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래도 손흥민은 용기를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이 자신감만 갖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열심히 연습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본다. 훈련에서도 순간마다 집중했다면, 경기장에서도 좋은 활약으로 이어지리라 본다. 훈련 중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등 선수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능동적인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자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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