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명불허전.' 지난 5월 이탈리아 몬자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는 한 선수가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3-14, 2014-15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뛴 아가메즈(콜롬비아)가 주인공이다. 그는 당시 남자부 7개팀 사령탑으로부터 '역시나 아가메즈'라는 평가를 받았고 가장 유력한 1순위 지명 후보로 꼽혔다.
구슬 추첨으로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은 팀은 우리카드였다. 김상우 전 감독에 이어 팀을 맡은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주저 없이 새로운 외국인선수로 아가메즈를 호명했다.
아가메즈는 10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 제천 KAL컵 프로배구대회 B조 조별리그 삼성화재와 경기에 코트에 나왔다. 그에게는 3시즌 만에 다시 맞는 V리그 공식 경기다.
아가메즈는 2014-15시즌 도중 명성에 걸맞지 않게 V리그를 또났다. 2013-14시즌에 이어 현대캐피탈과 재계약했지 케빈(프랑스)과 교체됐다. 부상이 이유였지만 사실상 퇴출이나 마찬가지였다.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코트에 나선 때는 2014년 11월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로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팀도 삼성화재였다. 아가메즈는 당시 17점을 기록했고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0-3으로 졌다.
아가메즈는 그때를 기준으로 1천394일 만에 V리그 공식 경기에 다시 나왔다. 이번에는 소속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두팀 합쳐 가장 많은 30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43.18%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서브와 블로킹 숫자다. 그는 서브 에이스 6개와 가로막기 5개를 올렸다. 3차례 후위 공격을 더해 복귀전에서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했다.
아가메즈가 앞서 마지막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한 경기는 2013-14시즌이던 2014년 2월 1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이다. 그는 당시 46점을 올렸고 후위 공격 14점에 서브와 블로킹 각각 3점을 더했다.
아가메즈는 삼성화재와 경기를 마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배구를 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며 "이곳이 안전해서 그렇다. 그리고 V리그는 수준이 높다. 지난 3년 동안 그리워했다. 올 시즌 우리카드가 놀라운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복귀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직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어깨쪽에 통증이 있다. 아가메즈는 "몸상태가 100%라면 패스(토스)가 잘 안된 공이 온다고 해도 점수로 연결할 수 있다"며 "세터 유광우와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유광우는 경험이 많은 선수라 내게 최상의 공을 올려준다"고 얘기했다.
아가메즈가 현대캐피탈에서 뛸 당시 유광우는 라이벌팀 삼성화재의 주전 세터였다. 그는 "그때는 솔직히 별로 좋아하지않았다. 상대팀 세터로 잘했기 대문이다. 우리카드로 올 때 세터가 유광우라는 얘기를 듣고 정말 기뻤다"고 웃었다.
그는 "유광우라 함께라면 우승까지도 넘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광우도 목표를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 나도 그렇고 팀 동료들도 유광우를 돕기 위해 2배로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감독은 아가메즈에게 '코트의 싸움닭이 되라'는 주문을 했다. 그는 "난 파이터가 맞다"며 "지는 것을 싫어한다. 2등도 싫다. 1등을 원하기 때문에 항상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원한다"고 덧붙였다. 복귀전에서도 여전한 실력을 증명한 아가메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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