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내겐 (기)성용이형이 리더다."
파울루 벤투(49)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기성용(29, 뉴캐슬 유나이티드)이 '영원한 캡틴'이었다.
벤투 감독 체제의 축구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이재성(홀슈타인 킬), 남태희(알두하일)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벤투 감독의 데뷔전 승리였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지휘했다.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기성용의 부상으로 주장 완장을 찬 이후 첫 A매치에서 정식 주장이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주장 역할을 소화했기에 어색함이 없었다.
그는 "내가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A대표팀에서는 중간이다. 좋은 형들도 많고 리더십을 보여준 형들도 있다.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웠다. 주장 완장을 찼지만, 내겐 (기)성용이형이 리더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이날 경기는 매진이었다. 3만6천127명의 관중이 관중석을 메웠다. 그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어도 독일전을 이기고 많은 축구팬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오랜만에 A매치에서도 이겨서 기쁘다. 실망감을 안기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기성용은 "전체적으로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했다. 전, 후반 나무랄 데 없었다. 물론 첫 경기는 모두가 열심히 뛴다. 지난 감독님 시절에도 그랬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경기력을 잘 유지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주장 이양에 대해서도 "홀가분하다. 감독님께 주장은 (손)흥민이가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주장으로 내 할 일은 다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4년을 생각하면 흥민이가 하는 것이 맞다. 주장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영향력 있는 선수가 해야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김문환(부산 아이파크), 황인범(아산 무궁화) 등 젊은 선수가 승선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필요하다면 대표팀을 떠날 수 있다. 10년 동안 늘 중심에 있었다. 이제는 다른 세대가 잘하고 있다. 월드컵 예선부터 최종예선까지 책임감을 느끼고 대표팀을 이끌었으면 한다"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음을 강조했다.
/고양=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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