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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우즈벡전 정말 힘들었어…도쿄 준비 철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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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금메달 복기 "댓글 이길 자신 있으면 하라고 했다" 비화 전해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 인생을 걸었으니까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금메달 획득을 해낸 김학범(58)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파란만장했던 시간을 되짚어봤다.

김 감독과 이민성(45), 김은중(39)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55)는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아시안게임에 대한 소회부터 2020 도쿄 올림픽 계획까지 많은 생각을 밝혔다.

지난 2월 28일 선임된 김 감독은 짧은 시간 대표팀을 구성해 아시안게임에 도전했다. 평가전 한 번 갖지 못하고 바로 아시안게임을 치렀다. 그는 "U-23 대표팀을 맡고 나서 말했던 것이 힘들고 어렵고 도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 길을 피해서 가지 않았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런 약속을 지켜서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이런 것들이 우리 힘으로만 된 것은 아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응원했던 팬들이 있어서 우승했다. 모든 것은 축구팬 여러분께 드리겠다. 앞으로 K리그와 대표팀 모두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지만 '종이호랑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 감독은 "처음 선수들 소집 후 맹호로 거듭나라고 했다. 아시아에서 한국을 만만하거나 약세로 보는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며 정신력 강화에 집중했음을 강조했다.

이어 "자기 자신이 아니라 선수를 위해 싸우라고 했다. 베트남과 준결승부터 '맹호로 다시 태어나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들이 너무 만만하게 본다. '동료를 위해 싸워라', '도전하는 챔피언이다'고 말했다. 세 가지를 적절하게 섞어 쓴 것 같다. 타이밍도 적절하게 잘 맞았다"고 복기했다.

대표팀의 터닝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였다. 조별예선 2차전 말레이시아전 1-2 패배, 우즈베키스탄과 8강 연장전 4-3 승리였다. 그는 "우즈벡전이 결승전이라고 다들 생각했다. 코칭스태프 회의에서도 차라리 8강에서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경기를 치르면서 우즈벡이 분석 이상으로 경기장 안에서 더 좋은 팀이라고 느꼈다. 이기다가 뒤집히고 역전 과정이 힘들었다. 막판 연장 15분 남겨 놓고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 선수들이 워낙 힘들었다. 지치고 눈빛도 흐려졌었다. 연장전 가서 수적으로 우위에서 있을 때 말했다. 우리가 한 명 더 많은데 안에서 테니스를 쳐야 하느냐고 말이다. 우리가 더 절박, 간절한데 겨우 그 정도로 그러느냐며 혼냈다"고 비화를 전했다.

'호랑이'로 불렸던 김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달라졌다. 선수들과 함께 소리치고 울먹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나이를 먹어 그랬던 모양이다"며 웃은 뒤 "우즈벡전 끝나고 혼내지 않았나. 나 역시 축구 인생을 걸었으니까 그랬다. 선수들도 축구 인생을 걸고 뛴 경기다. 머릿속에 많은 일이 지나갔다.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선수들에 대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고 벤치 위에 주저앉았다는 김 감독은 "다 쏟아붓고 나니 감정이 올라오더라. 연장 가서 '우리 서로의 눈빛을 보자'고 했다.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프로와 달리 대표킴은 어린 선수가 많았다. 선수대기실에서 나가는 순간에도 소리쳤다"며 사기 올리기 위한 행동임을 강조했다.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가장 미안했던 것은 발탁되지 못했던 선수들이라는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함께 가지 못했던 선수들에 미안함이 컸다. 외일드카드도 한 명 있었다. 선발에 있어 고민이 컸다. 마지막에 떨어진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판적인 여론 등 선수들을 흔드는 요인도 많았다. 김 감독은 "너희들 그거(=인터넷 기사 댓글) 보고서 이겨낼 사람 있으면 보라고 했다. 나도 핸드폰을 옆에 챙겨 놓았지만, 기사를 보지 않았다. 편하더라. 선수들이 그런 부분들을 자제하더라. 송범근, 황희찬에게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잠가 버리라고 했다"며 웃었다.

이제 시선은 2020 도쿄 올림픽이다. 당장 내년 3월 예선이 있다. 통과하면 2020년 1월 아시아 축구연맹(U-23) 챔피언십이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이다. 그는 "정말 걱정된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다른 팀들의 전력이 좋다. 일본, 중국은 물론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있다. 대충 준비하면 큰일이 난다. 철저히 하지 않으면 나가서 망신을 당하지 싶다"며 강한 준비를 예고했다.

축구협회에도 부탁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지만, 집행부에서도 이전과 달리 철두철미하게 해줘야 한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이 오시고 첫 작품이 나였다. 실패하면 어쩌나 싶더라. 그 전 행정과는 분명 다르다. 방향 설정을 하지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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