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났다. 한국은 금메달 49개,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로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금메달 75개를 따낸 일본에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24년 만에 종합 2위 자리를 내줬다.
대한체육회가 목표했던 금메달 65개는 도달하지 못했다. 대회 중반 50개 초, 중반으로 목표를 수정했지만,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50개 이하 금메달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대회 마지막 날인 2일 트라이애슬론에서 금메달을 노렸지만, 은메달로 마감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고 있는 문화 덕분에 3위를 했어도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1일 남자 축구가 일본과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를 벌여 2-1로 승리하며 2연패에 성공하는 스토리를 쓰면서 기우를 찬사로 바꿨다.
2016년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통합한 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이해를 해야 한다. 엘리트 체육에 집중했던 과거의 폐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즐기는 체육에서 좋은 선수가 발굴되는 사례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체육의 일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명제도 변함없다. 평생 운동에만 집중하다 은퇴 후 삶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 인식도 있었다. 운동하다가 관련 산업으로 빠지는 인재 육성도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체육회의 의지도 확고하다.
그러나 일본에 금메달 수가 26개나 나며 밀린 것은 고민을 해봐야 할 부분이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4년 전부터 기초 종목 육성이 집중 투자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 12개, 은 8개, 동 21개로 종합 6위였다. 반면, 한국은 금 9개, 은 3개, 동 9개로 종합 8위였다. 올림픽에서 일본에 밀린 것은 2004 아테네 대회 이후 12년 만이었다.
차이는 기초 종목이었다. 일본은 금메달 48개 걸린 육상에서 6개, 41개가 걸린 수영에서 19개를 가져왔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여고생 이케에 리카코(18)는 수영 6관왕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육상 1개(여자 허들 100m 정혜림), 수영 1개(여자 개인 혼영 200m 김서영)가 전부다.
기초 종목 약세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소위 돈이 되지 않는 종목에 입문하려는 선수가 많지 않아 발굴 자체가 쉽지 않은 환경적인 요인도 있다. 정혜림의 경우 2010 광저우 대회에 첫선을 보였고 8년째 활약하고 있다. 정혜림을 넘는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은 해당 국가 체육 시스템의 근간이라는 점에서 더 노력이 필요하다.
'부메랑 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각국으로 뻗어간 지도자들이 좋은 선수를 육성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종주국 태권도는 금메달 6개, 국내 선발전이 올림픽, 아시안게임보다 더 어렵다는 양궁은 금메달 4개를 수확했다. 기록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최강 지위가 무너지는 이변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한국 효자 종목이었던 복싱, 레슬링, 배드민턴 등은 세대교체기에 있거나 국제 경쟁력을 점점 잃어가는 추세다. 복싱과 레슬링은 금메달을 1개씩 건졌지만, 배드민턴은 이용대가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2일 해단식에서 "학교 체육 활성화, 스포츠 클럽 확대 등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선진국형 시스템을 정착해야 한다. 생활 체육이 커져야 저변이 넓어진다"며 체계 구축에 더 열을 올리겠다고 전했다. 체육 저변 넓히기와 선수 발굴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내겠다는 의지다.
2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는 아시안게임 성적을 바탕으로 성적표를 받게 된다. 체육 입문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편중되는 상황에서 전략 종목 육성과 기초 종목 활성화라는 숙제를 받아든 체육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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