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빨리 유럽에 나가 (도전을) 시도했으면 한다. 이번 금메달로 만족하지 말고,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라고 했다."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이 던진 메시지에 얼마나 많은 김학범호 승조원들이 도전할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1일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2-1로 이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이다.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무려 40년 만의 원정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또, 통산 5회 우승국으로 4회 이란을 밀어내고 최다 우승국으로 자리 잡았다.
금메달의 달콤함과 함께 병역 혜택이 주어졌다. 유럽, 국내 상관없이 한참 뛰어야 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황희찬(함부르크)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았다는 점은 A대표팀 입장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A대표팀은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과 함께 점진적 세대교체에 나선다.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 중인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로 유럽에서 성장하며 A대표팀 주축이 됐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세대 다수는 기대와 달리 성장하지 못했다. 병역 혜택만 받고 축구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세대들은 더 나은 무대로 나서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수의 축구팬도 유럽 정상급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손흥민의 경우 아시안게임 합류 후 경기를 치르는 도시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현지 팬들이 따라 다녔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자랑했다.
황희찬은 대회 도중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함부르크(독일)로 임대, 당장 이동은 없지만, 이승우는 다르다. 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겨울 이적 시장에서의 이적이 가능하다. 이승우 측 관계자는 "일단 팀에 돌아가서 뛰는 것이 중요하다. 이적은 다음 문제지만 다양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9골을 넣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나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골키퍼 조현우(대구FC)의 유럽 진출 가능성도 열렸다. 조현우는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강한 도전을 예고했다.
당장 중도 전역하는 '일경' 황인범(아산 무궁화)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했던 황인범은 2017년 벤피카(포르투갈)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유럽 축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벤피카, 스포르팅CP도 이번 대회를 주시했다. 벤피카의 경우 구단 대리인이 결승전을 관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황인범이 최우선 관찰 대상이지만 다른 선수들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전북 현대)의 유럽 진출 가능성도 크게 열려 있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아시안게임 전 조이뉴스24에 "정말 능력이 있는 수비수다. 유럽 구단의 직접적인 제안이 온다면 다가오는 겨울 이적 시장에라도 보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이미 잘츠부르크 위성 구단인 리퍼링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김정민도 부담을 덜고 성장 과정을 거치게 됐다. 나상호(광주FC)의 경우 일본 J리그 일부 구단에서 올해 초부터 주시하고 있지만 금메달 획득으로 다른 길을 개척할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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