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태국 여자배구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전력이 급성장한 팀으로 꼽힌다. 아시아 배구는 남녀 모두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세 나라가 오랜 기간 정상 자리를 두고 서로 경쟁했다.
2000년대 들어 이 구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남자는 이란이 그리고 여자는 태국이 빠르게 성장했다. 이란은 이미 탈아시아 전력으로 꼽힌다. 태국도 여자배구에서 언제든 한국, 일본, 중국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태국 여자배구의 성장에는 일본 영향이 크다. 태국배구협회는 일본배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각급 대표팀 전력 보강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리고 청소년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선수들 거의 대부분이 성인대표팀으로 연착륙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배구에 참가한 팀들 대부분은 '세대 교체'도 진행 중이다. 세계랭킹 1위 중국도 그렇고 한국과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런데 태국은 다르다.
베테랑 멤버 대부분이 자카르타로 왔다. 세대 교체와 성적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보다는 한 가지 목표에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런 태국이 일본의 덜미를 잡았다.
태국은 지난 23일 자카르타에 있는 GBK 인도어 볼리볼 홀에서 열린 여자배구 A조 조별예선 일본과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0 27-25 25-20)으로 이겼다.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엑자시바시)과 함께 손발을 맞춘 세터 눗사라 톰콤은 건재했다. 주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 미들 블로커(센터) 플룸짓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1점을 올렸다. 왈리반 아피나퐁과 차춘온 목스리는 각각 14, 17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핌피차야 콕람도 11점으로 뒤를 잘 받쳤다.
주전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태국은 화력 대결에서 일본에 밀리지 않았다. 일본은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미유 나가오카가 16점으로 분전했으나 태국의 거센 공격에 무릎을 꿇었다. 태국은 2승으로 일본(2승 1패)를 제치고 A조 1위로 올라섰다.
조별예선 일정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태국의 선전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조별예선에서는 만나지 않지만 토너먼트 승부가 시작되면 태국과 맞대결도 신경써야 한다.
한국은 중국과 2세트 중반 정호영(진주 선명여고)을 코트에 투입했다. 중국의 높이를 견제하기 위해 신장이 좋은 정호영을 넣은 것이다. 정호영이 들어온 뒤부터 중국 공격 흐름이 조금씩 꺾였다.
중국 선수들이 시도한 공격이 정호영의 높이에 걸려 블로킹 바운드 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정호영은 공격 득점도 올렸다. 그러나 그가 코트에서 뛴 시간은 짧았다.
한국은 중국에 0-3으로 졌다. 1세트를 제외하고 2, 3세트는 중반 이후 이렇다할 반격도 못했다. 결과론이지만 정호영의 쓰임새에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은 베트남, 대만과 조별예선이 남아있다. 주장 김연경의 걱정처럼 중국전 패배로 가라앉을 수 있는 팀 분위기를 추스려야한다. 또한 남은 조별예선 경기에서 정호영 등 '신예'들의 활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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