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공 한 개가 결과를 갈랐다.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 나선 류현진(31, LA 다저스)은 실투 한 개로 아쉽게 고개를 떨궈야 했다.
2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 1-0으로 앞선 3회초가 시작할 때만 해도 마운드 위의 류현진은 흔들림 없는 모습이었다. 앞선 두 이닝을 6타자 연속 아웃처리면서 순풍에 돛단듯 순항하던 터였다.
하지만 선두 해리슨 배져를 우전안타로 내보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속 콜튼 웡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았지만 투수 대니얼 폰세델레온에게 희생번트를 허용, 2사 2루에 몰렸다. 이어 호세 마르티네스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리드를 날렸다.
그리고 2사 1루에서 상대한 타자는 베테랑 야디에르 몰리나. 올해 36세 베테랑이지만 여전한 장타력을 보유한 그를 상대로 류현진은 정직하게 승부했다. 볼카운트 2-1에서 바깥쪽 높이 던진 공을 통타당해 그만 우월 역전 투런홈런으로 연결된 것이다.
류현진의 공은 스트라이크존 왼쪽 위 꼭지점을 벗어난 볼이었지만 몰리나는 눈에 잘 보이는 이 공을 놓치지 않고 힘껏 밀어쳐 그대로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이 던진 공은 시속 88마일의 평범한 포심패스트볼이었는데, 타자를 유인하기 위해 던진 공을 몰리나가 기다리지 않고 받아친 것이다.
결과적으로 실투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버리는 공이었다면 좀 더 확실하게 존 바깥으로 빼야 했다.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려 했다면 공에 더 힘을 실어서 배트가 밀리는 효과를 노렸어야 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몰리나에게 던진 이 공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하게 들어간 평범한 직구가 됐고, 노련한 몰리나는 이를 놓치지 않고 휘둘러 경기의 스코어를 뒤집었다.
류현진이 3회초 첫 타자 배져에게 안타를 맞은 것도 91.6마일 바깥쪽 직구였다. 적당한 속도로 타자가 치기 좋게 들어간 공에 맞은 타구였다. 이날 류현진은 허용한 안타 4개 가운데 3개를 직구로 승부하다가 내줬다. 결국 포심의 구위 회복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위기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비록 한 번의 실수가 화근이 됐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은 투구였다. 특히 첫 두이닝 동안 거침없이 상대 타자 6명을 잡아내는 모습은 그가 부상의 공포에서 완벽히 벗어났음을 암시했다. 다만 3회의 실투 하나, 그리고 예상과 달리 4회말 투수 타석 때 조기에 류현진을 교체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다소 조급해 보이는 결정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현진은 왼쪽 사타구니 부상에서 복귀한 후 2경기에서 10이닝 7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이날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투구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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