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의 가장 큰 소득은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다. 대회 전까지 23명 중 단 8명만 월드컵 경험이 있었다. 중압감이 큰 무대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는 경험이라는 자산이 생겼다. 특히 비교적 젊은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 황희찬(22, 잘츠부르크), 문선민(26, 인천 유나이티드)과 이재성(26, 전북 현대), 주세종(28, 아산 무궁화), 조현우(27, 대구FC) 등 K리그에서 주축으로 자리 잡는 자원들이 주전급으로 활약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향후 4년 동안 대표팀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이승우, 황희찬은 해외리그 경험을 앞세워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을 도와야 한다.
사실 이승우의 경우 염기훈(34, 수원 삼성)이나 이근호(33, 강원FC)가 부상으로 빠지지 않았다면, 선발이 어려웠다. 엘라스 베로나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도 지난해 12월~1월 유럽 출장에서 이승우의 경기를 보지 않았다.
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대안에 대한 고민이 커졌고 이승우를 선발했다. 이승우는 스웨덴, 멕시코전 교체 출전 기회를 얻었다.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상대 수비를 뚫기는 쉽지 않았다, 경기 체력도 완성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도 이승우와 훈련 중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승우도 신 감독은 물론 말이 통하는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와도 소통하며 많은 것을 얻었다. 또, 손흥민의 플레이를 보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이승우는 "가장 큰 것은 경험이다. 꿈의 무대에서 어린 나이에 뛸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꿈을 이뤄가는 것 같아서 정말 기뻤고 동기 부여도 됐다. 경험을 쌓아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4강까지 경험했던 황희찬도 월드컵은 떨리는 무대였다. 스웨덴전에서 열심히 뛰었지만, 몸이 무거웠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경기 전 몸을 풀고 애국가가 나오는 시점까지는 괜찮았다더라, 하지만, 경기 시작을 앞두고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더라"며 중압감을 전했다.
멕시코전에서는 조금 나아졌지만,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와 맞서는 절호의 기회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역시 "꿈을 이뤘다는 부분에서 기뻤다. 하지만, 부족함이 많았고 더 배웠다. 열심히 해서 다음 대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성은 유럽 진출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3경기 내내 출전했지만,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며 더 큰 무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매년 피어만 오르는 이적설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현우는 최고 스타로 떠오르며 수문장 걱정을 덜어줬다. 군 문제가 있지만, 경기 출전에는 무리가 없다.
이들의 월드컵 경험은 향후 A매치와 2019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과 카타르 월드컵 3차, 최종예선을 거치며 무르익게 된다. 또, 백승호(21, 지로나), 이강인(17, 발렌시아CF) 등 다른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고 부상으로 빠졌던 김민재(22, 전북 현대), 김진수(26, 전북 현대), 권창훈(24, 디종FCO) 등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며 함께 경험을 쌓는다면 더 나은 대표팀으로의 진화가 예상된다.
물론 선결 조건도 있다. 대표팀의 장기 운영 계획을 세운 감독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소속팀에서 주전 확보 등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카잔(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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