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나름대로 경기를 잘 치르고도 패하며 눈물을 쏟았다. 정신력이 심하게 요동치면서 경기력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가 선수단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심리상담 코치에 대한 공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 멕시코 두 경기를 잘 치르고도 모두 한 골 차이로 졌다. 있는 힘을 쥐어 짰지만, 작은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3패가 현실화하고 있다.
대표팀은 외부 여론에 취약한 구조다. 경기를 한 번 치르면 특정 선수나 감독에 대한 찬사와 비판이 크게 교차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기사 댓글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장현수(FC도쿄)가 그렇다.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장현수는 비난의 정점에 올라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오로지 장현수의 몫이다. 축구대표팀이 한 일은 그저 멕시코전이 끝나고 인터뷰를 해야 하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회피시키는 일이었다.
장현수는 신 감독이 만든 주전조 수비 조합의 핵심이다. 월드컵의 틀을 짜면서 장현수를 축으로 돌렸는데 독일전을 앞두고 뺀다면 개인의 심리 위축은 더 가속화된다. 반대로 독일전에 출전해 또 실수한다면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비판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는 선수 선발을 해야 하는 신 감독에게도 고민거리다.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 등 참모들과 상의를 한다고는 하지만, 감독 개인의 선택도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심리적 압박은 상당하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의 정신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코치나 상담사가 대표팀 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차전 상대였던 스웨덴만 하더라도 8년을 함께 보낸 멘탈 코치가 존재한다. 상담 한 번으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효과가 생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코치진을 대거 보강했지만, 가장 중요한 심리를 담당하는 자원은 놓쳤다. 월드컵이 주는 중압감은 상상 이상이다. 말 한마디가 경기력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K리그 A팀의 B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과거에는 그냥 뛰고 결과에 대한 비난을 온몸으로 받았다. 지금은 선수나 감독이 받아야 하는 부담이 훨씬 크다. 프로팀에서도 특정 시점마다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가를 초빙해 자문받는 등 역할을 하는데 월드컵을 나가는 대표팀에서 정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고 진단했다.
독일전은 소위 1%의 가능성에 기대고 싸운다. 일단 대표팀이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나선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측면 수비수 홍철(28, 상주 상무)은 "감독님이 불가능은 아니라고 하더라. 먼저 하자고 하는데 신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까지 격려해주면서 신이 났다"며 선수단 내부에 '할 수 있다'는 기운이 퍼져 있음을 강조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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