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마지막까지 희망이 이어진 것은 좋은 것이다."
지난 23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멕시코전에서 0-2로 지고 있던 후반 39분,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일병' 김민우(28, 상주 상무)를 빼고 '병장' 홍철(28, 상주 상무)을 투입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홍철의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0-1로 지고 있던 하프타임, 신 감독은 홍철의 투입을 놓고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와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왼쪽 측면에서 가로지르기(크로스)가 뛰어난 홍철의 공격적인 능력을 활용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홍철의 가장 큰 장점은 측면 가로지르기(크로스)다. 평소 왼발 프리킥도 괜찮아 K리그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재미를 봤다. 대표팀에서도 종종 홍철의 왼발이 골로 이어지는 출발점에 있었다.
김진수(26, 전북 현대)가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박주호(31, 울산 현대)가 스웨덴전 도중 부상으로 교체된 김민우의 멘탈 붕괴까지 겹치면서 왼쪽 측면 수비 자원은 더 귀해졌다.
아직 대표팀의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다. 27일 카잔에서 예정된 독일과 3차전에서 이긴다면 기적의 16강 진출도 가능하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겨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남의 결과와 상관없이 유종의 미도 거둬야 한다.
비가 내리는 24일 오후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만난 홍철은 "첫 출전이어서 많이 긴장되고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팀이 0-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투입, 더 공격적인 장점을 보여줘야 했지만,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독일전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멕시코전 후 베이스캠프 출발 전 독일이 스웨덴을 2-1로 꺾은 결과를 선수단이 들었다는 홍철은 "조금은 희망은 생긴 것 같다. 축구공은 둥글다. 독일이 1위지만 못 이기지 말란 법은 없다. 한국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가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팀 분위기를 빨리 찾는 것이 급선무다. 홍철은 "어느 팀이라도 패하면 분위기가 좋지 않다. 패배가 하루 이틀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패하고 나서의 분위기다. 지금은 마지막까지 잘하자고 분위기가 올라와 있다. 마지막까지 희망이 이어진 것은 좋은 것 같다. 선수들이 어떻게든 독일은 이겨보자는 의지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독일전 구상은 무엇일까, 홍철은 "비행기에서는 따로 말이 없었다. 오늘 기상 후 선수들, 감독과 미팅을 했다. 감독님이 불가능은 아니라도 하더라. 감독님이 먼저 하자고 하는데 신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까지 격려해주면서 신이 났고 준비하고 있다"며 끝장 승부를 다짐했다.
홍철이 나선다면 조슈아 키미히와 상대해야 한다. 홍철은 "독일을 분석한다고 당장 되는 것은 아니다. TV로도 많이 보고 분석했지만, 저 혼자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계적인 선수들이다. 혼자가 아닌 팀으로 붙는다면 할 수 있는 상대다. 키미히가 오버래핑도 나오고 크로스도 좋은 것으로 안다. 협력 수비를 하면 잘 막을 수 있지 싶다"고 답했다.
큰 충격에 빠졌던 김민우에 대해서는 "같이 군생활을 하고 있다. 월드컵에 가서 서로 잘하자고 격려했는데 비판받는 것이 아쉽다. 민우, 장현수, 신 감독 상관없이 분석을 잘했는데 아쉽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독일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열심히 뛰면 좋을 것 같다"고 격려했다.
경기를 잘 치르고도 두 경기에 패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준비가 잘됐다고 본다. 한국 축구의 색깔이 무엇인지 서로 논의하고 준비했다. 단지 점수에서 패했을 뿐이다. 독일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선배들이 해왔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고 준비하겠다"고 이를 갈았다.
독일전까지 준비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피로 회복이 필수다. 홍철은 "독일도 똑같다. 우리보다 늦게 경기했고 항공 이동도 똑같다. 힘들 때 안된다고 생각하면 특유의 한국 기질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면 망신을 당할 것이다. 독일보다 쉬는 것 먹는 것도 잘 먹어야 한다. 준비한다면 독일보다 더 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의지를 다졌다.
1%의 희망을 갖고 뛴다는 홍철은 "아직 대표팀을 믿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뛰어야 할 것 같다. 독일에는 선제골을 내주면 안 된다. 정말 어려워진다는 가정을 하고 수비를 잘하고 역습을 해야지 싶다. 멕시코전도 못 했던 경기력은 아니다. 마지막에 한 골을 따라간 것은 희망이 있다. 준비를 확실히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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